GPU를 구매하거나 활용할 때는 단순히 성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면 안 됩니다. 어떤 용도로 쓰느냐에 따라 중요한 사양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게임을 할 건지, 영상편집을 할 건지, 인공지능 모델을 돌릴 건지에 따라 필요한 GPU의 조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GPU 안에서 연산을 담당하는 코어 개수입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CUDA 코어, AMD는 스트림 프로세서라고 부르죠. 코어가 많을수록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연산 속도가 빨라집니다. 하지만 단순히 코어 수가 많은 것보다 어떤 세대의 아키텍처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같은 코어라도 세대가 바뀌면 효율이 훨씬 좋아지기 때문이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그래픽 메모리, 즉 VRAM 용량입니다. 이건 GPU가 작업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공간인데, 이게 부족하면 병목이 생깁니다. 게임이나 일반 영상 편집은 8GB 정도면 충분하지만, 4K 영상 편집이나 인공지능 학습을 하려면 12GB 이상이 필요합니다. VRAM은 GPU의 체력 같은 존재예요.
메모리 속도를 결정하는 대역폭과 버스폭도 중요합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데이터 전송이 빠르고, 고해상도 그래픽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부분이 부족하면 코어가 아무리 많아도 프레임이 떨어지거나 영상 렌더링이 끊길 수 있습니다.
GPU는 전력 소모도 큽니다. 소비전력(TDP)이 높을수록 발열도 심해지기 때문에, 전원공급장치(PSU) 용량과 쿨링 시스템이 충분해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커지면 케이스 내부 공간이나 전원 핀 구성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드라이버와 호환성입니다. 오래된 GPU는 최신 프로그램에서 지원이 끊기거나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메인보드의 PCIe 버전과 맞는지도 꼭 확인해야 하고요.
결국 GPU를 고를 때는 ‘어떤 작업을 주로 할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게임이라면 프레임 성능과 발열, 영상편집이라면 VRAM 용량과 메모리 속도, 인공지능 작업이라면 연산 능력과 전력 효율을 우선해야 합니다. GPU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작업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엔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