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는 사진으로 보면 그냥 신비로운 산 위의 유적 같지만, 막상 가보면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게 ‘공기 얇다…’ 이 느낌이에요. 해발이 대략 2400m 정도라서요. 생각보다 높은 편이고, 쿠스코는 3300m쯤 돼서 더 높아요. 이 고도라는 게 여행 일정에도, 사람 컨디션에도 은근하게, 그리고 꽤 크게 영향을 줘요.
일단 도착 직후엔 몸이 조금 둔해진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숨이 약간 가빠진다든지, 걸음이 느려진다든지, 평소처럼 계단을 척척 오르던 사람이 갑자기 힘 빠지는 느낌이 든다든지… 이런 변화가 꽤 흔해요. 산소가 평소보다 얇다 보니까 몸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거죠. 특히 쿠스코에서 바로 마추픽추로 움직이는 일정이면 첫날은 무리하게 많이 걷지 않는 게 좋아요. 괜히 기분 낸다고 뛰어다니다가 두통이나 메스꺼움이 오는 분들도 있거든요.
여행 일정에서도 고도는 생각보다 큰 변수예요. 마추픽추 자체는 그나마 쿠스코보다 낮아서 좀 편한 편이지만, 계속 들락날락하는 과정에서 피로가 빨리 찾아와요. 그래서 많은 여행자가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졸리지?” 이런 얘기를 해요. 고도가 높으면 잠이 잘 안 오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피곤해서 금방 잠들기도 합니다. 편차가 큰 게 특징이에요.
또 한 가지는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고지대에서는 소화 기능도 느려져서, 평소보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 있어요. 그래서 여행사 일정에서도 첫날은 음식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고, 물 많이 마시라는 안내를 거의 필수처럼 붙여요.
컨디션 관리에서 중요한 건 그냥 ‘천천히’예요. 고지대에서는 과하지 않게 움직이는 게 제일 좋아요. 사진 찍으려고 계단 몇 번 오르내리기만 해도 심장이 더 빨리 뛰는 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잠깐 멈춰서 숨 고르고, 물 한 번 마시고, 그다음에 다시 움직이는 게 훨씬 안전해요. 코카 차나 따뜻한 음료가 도움이 된다는 말도 많고요.
적응은 대체로 하루 이틀이면 어느 정도 돼요. 여행 일정도 보통 그 템포를 감안해서 구성돼 있고요. 처음엔 벅차도 시간이 지나면 몸이 슬슬 익숙해지면서 사진 찍는 여유도 생기고, 뷰도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그러니까 고도 때문에 겁먹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고도가 아무 영향도 없다… 이건 또 절대 아니에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듣고 천천히 움직이는 게 제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