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암나무라고 하면 좀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 이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가 바로 그 유명한 헤이즐넛이에요. 커피숍에서 헤이즐넛 라떼 한 번쯤은 드셔보셨잖아요. 그 고소한 맛의 주인공이 바로 개암나무 열매라니, 좀 신기하지 않나요? 우리나라 산에서도 자생하는 나무인데, 요즘은 정원수나 유실수로 직접 키우시는 분들도 꽤 늘어나고 있거든요.
개암나무는 낙엽 활엽관목으로 보통 2 – 3m 정도까지 자라요. 잎 모양이 독특한데, 전체적으로 네모난 타원형인데 끝이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어서 한번 보면 기억에 남아요. 꽃은 이른 봄인 3월쯤에 피는데, 바람에 의해 수분하는 풍매화라서 꽃 자체가 화려하진 않아요. 대신 가을이 되면 총포라는 껍질이 종 모양으로 열매를 감싸면서 익어가는 모습이 꽤 볼만하답니다. 열매는 9 – 10월에 갈색으로 익고, 지름이 대략 1.5 – 2cm 정도 되는 둥근 견과예요.
키우는 환경이 까다롭지 않아서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해요. 하루에 6시간 이상 햇빛이 드는 곳이면 좋고, 배수가 잘 되는 사양토나 양토에 심으면 돼요. 다만 나무가 퍼지면서 자라니까 식재 간격은 최소 4 – 5m 이상 띄워주는 게 좋거든요. 겨울에 가지치기를 해주면 수형도 예쁘게 잡히고 열매도 더 잘 달려요. 관목형으로 키워도 되고, 중심 줄기를 세워서 나무 형태로 키워도 괜찮아요.
번식은 씨앗이나 꺾꽂이로 할 수 있는데요, 가을에 열매를 채취해서 잘 말려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발아율이 꽤 괜찮아요. 한 가지 꼭 알아두셔야 할 게, 개암나무는 자가수정률이 낮다는 거예요. 그래서 열매를 제대로 수확하려면 서로 다른 품종을 최소 2종, 가능하면 3종 이상 함께 심어야 해요. 한 그루만 덩그러니 심으면 꽃은 피는데 열매가 잘 안 맺히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성목이 되면 한 그루에서 연간 7 – 10kg 이상 열매를 수확할 수 있어요. 헤이즐넛이 수입산은 가격이 꽤 나가잖아요. 직접 키워서 먹으면 그 고소한 맛이 남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먹어도 맛있고, 살짝 볶아서 샐러드에 넣거나 베이킹에 활용해도 좋고요. 국내에서는 아직 큰 병충해가 없는 편이라 관리도 수월한 편인데, 초기에 곰팡이 병원균만 좀 주의해주면 된다고 해요.
정원이 있으신 분들은 울타리 겸 유실수로 심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를 따는 재미가 있으니까 사계절 내내 즐길 거리가 있는 셈이에요. 헤이즐넛 하면 외국 나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 산야에서도 오래전부터 자라던 토종 나무라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죠. 관심 있으시면 묘목부터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잘 자라서 보람을 느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