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화 꽃이 피부에도 좋고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데 정말일까?


작년 가을에 베란다에서 허브 화분 몇 개를 키우다가 문득 금잔화라는 꽃을 알게 됐어요. 누가 메리골드랑 비슷하다고 하길래 뭐가 다른 건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금잔화가 카렌듈라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면서 생각보다 활용 범위가 넓더라고요. 단순히 예쁜 꽃이 아니라 피부 관리나 눈 건강에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꽤 놀랐습니다.

금잔화는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인데요. 학명은 Calendula officinalis이고, 유럽 남부와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입니다.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는데 황금빛 술잔을 닮았다고 해서 금잔화(金盞花)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영어로는 포트 메리골드(Pot Marigold)라고도 부르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아프리칸 메리골드하고는 같은 국화과지만 속이 달라요. 금잔화는 카렌듈라속이고 일반 메리골드는 타게테스속이거든요.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히 다른 식물인 셈이죠.

생김새를 보면 키가 대략 30-50cm 정도 자라고 줄기에서 가지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뻗어나갑니다. 잎과 줄기 전체에 잔털 같은 게 있어서 만지면 약간 끈적이는 느낌이 나고 독특한 향도 풍겨요. 꽃은 보통 6월에서 9월 사이에 피는데 노란색부터 주황색까지 색상이 다양합니다. 꽃잎이 겹겹이 층을 이루는 겹꽃 품종도 있어서 화단에 심어두면 꽤 화사하거든요.

금잔화가 단순한 관상용 꽃만은 아닌 게,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약용 식물로 써왔어요. 가장 잘 알려진 효능이 피부 관련인데요. 금잔화 꽃잎에는 항염증 성분이 들어 있어서 습진이나 아토피 같은 피부 트러블에 진정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카렌듈라 오일이나 카렌듈라 크림 같은 제품이 꽤 많이 나와 있잖아요. 아기 로션에도 카렌듈라 추출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자극이 적고 피부에 순하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금잔화 꽃에 루테인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거예요. 루테인은 눈의 황반 색소를 구성하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으로, 자외선이나 블루라이트 같은 유해한 빛으로부터 망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보는 현대인들에게 황반 건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물론 금잔화 꽃차를 마신다고 해서 눈 건강이 극적으로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섭취하면 항산화 작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요. 다만 중등도 이상의 황반변성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효과가 입증됐다는 점은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금잔화 꽃잎에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성분도 상당량 포함되어 있거든요. 이 성분은 활성산소에 의해 세포가 손상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유럽 쪽에서는 금잔화 꽃잎을 말려서 차로 우려 마시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은은한 꽃향이 나면서 맛도 부드러운 편이라 허브티 입문용으로도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키우는 방법도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서 초보 가드너한테 좋은 식물이에요. 햇빛을 좋아하는 양지식물이라 하루에 최소 6시간 이상 직사광선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두는 게 좋습니다. 빛이 부족하면 줄기만 웃자라고 꽃이 잘 안 피거든요. 흙은 물빠짐이 좋은 걸로 준비하시고, 산성 토양은 별로 안 좋아하니까 석회를 조금 섞어주면 됩니다. 파종은 보통 이른 봄인 3-4월쯤에 하는데, 씨앗을 1cm 정도 깊이로 심으면 2주 안에 싹이 올라와요.

물 주기는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는 방식으로 하면 되는데, 과습에는 약한 편이라 물이 고이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꽃이 진 부분은 수시로 따주면 새로운 꽃대가 계속 올라오거든요. 이걸 데드헤딩이라고 하는데, 이 작업만 잘해도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어요. 열매는 8-10월쯤 익는데 씨앗을 받아두면 내년에 다시 파종할 수도 있습니다.

금잔화는 관상용 말고도 식용 색소로 쓰이기도 하고, 천연 염색 재료로도 활용됩니다. 꽃잎을 샐러드에 올려서 먹는 경우도 있고요. 다만 알레르기 체질이신 분들은 국화과 식물에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 처음 접하실 때는 소량부터 시도해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베란다 한쪽에 화분 하나 놓고 키워보면 노란 꽃이 피어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보기 좋고 쓸모도 있는 꽃을 찾으시는 분이라면 금잔화 한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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