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제사는 어떤 제사일까?


집안 어른들이 기제사를 지낸다는 말을 하면, 명절에 지내는 차례와 뭐가 다른 건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같은 제사인데 굳이 이름을 따로 부르니 궁금해지는 것이다.

기제사는 돌아가신 분의 기일, 그러니까 세상을 떠난 날에 맞춰 해마다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한자로 꺼릴 기 자를 써서 기일에 지내는 제사라는 뜻이다. 조상을 기리는 자리라는 점은 같지만, 특정한 한 사람의 돌아가신 날을 기린다는 데 차례와 차이가 있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가 설이나 추석에 여러 조상을 한자리에서 모시는 것이라면, 기제사는 고인 한 분 한 분의 기일마다 따로 지낸다. 그래서 모시는 조상이 여럿이면 한 해에 기제사가 여러 번 돌아오기도 한다.

전통적으로는 기일 자정 무렵에 지냈지만, 요즘은 가족들이 모이기 편한 저녁 시간으로 옮기는 집이 많다. 상차림도 예전처럼 격식을 다 갖추기보다,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음식을 중심으로 간소하게 차리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다.

형식이야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제사의 본뜻은 돌아가신 분을 잊지 않고 한 해에 한 번 기억하며 가족이 모이는 데 있다. 절차보다 그 마음가짐이 먼저라는 점을 알고 나면, 기제사라는 말이 한결 편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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