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꽃은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꽃이라 정원이나 화단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키우기 까다롭지 않아서 초보자에게도 잘 맞는 꽃이에요. 특히 구근을 이용해서 번식되기 때문에 한 번 심어두면 몇 년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꽃을 볼 수 있어요.
재배를 시작할 때는 구근 선택부터 신경 써야 해요. 단단하고 상처 없는 구근을 고르는 게 기본이에요. 구근을 심는 시기는 보통 봄이 적기인데, 3월 말에서 4월 중순 사이가 가장 좋아요. 흙이 너무 차갑지 않고, 서서히 따뜻해질 때 뿌리를 잘 내립니다.
심는 깊이는 구근 크기의 2배 정도, 보통 10-15cm 정도면 적당하고, 구근 사이 간격은 20-30cm 정도로 두는 게 좋아요. 물 빠짐이 좋은 흙을 좋아하기 때문에 배수층을 따로 깔거나 마사토 섞인 흙을 사용하는 걸 추천드려요.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니 양지 바른 곳에 심는 게 가장 좋습니다. 반그늘에서도 자라긴 하지만, 꽃 색이 선명하게 나지 않거나 줄기가 약하게 자랄 수 있어요. 특히 꽃이 피는 시기에는 하루에 6시간 이상 햇볕을 받는 환경이 가장 이상적이에요.
물 주기는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주는 방식이 좋아요. 과습에는 약해서 뿌리가 썩기 쉽고, 특히 여름철 장마철에는 물빠짐이 좋지 않으면 뿌리가 쉽게 상할 수 있어요. 겉흙이 살짝 말랐을 때를 기준으로 조절해 주세요.
꽃이 지고 난 후에도 바로 잘라내지 마시고, 잎과 줄기는 충분히 광합성을 하게 놔두는 게 좋아요. 그래야 구근이 내년에 다시 쓸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요. 꽃줄기만 잘라내고, 잎은 노랗게 될 때까지 두시면 됩니다.
겨울이 되면 지상부는 사라지지만, 구근은 땅속에서 살아있어요. 추운 지역은 짚이나 마른 낙엽으로 덮어주면 동해를 방지할 수 있고, 비교적 온화한 지역은 따로 덮지 않아도 봄이면 다시 싹이 올라옵니다.
나리꽃은 종류도 다양해서 재배해보면 색감이나 향도 조금씩 달라요. 하나둘 심다 보면 정원 가득 여러 빛깔로 피는 나리꽃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