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갑자기 오르면 농작물은 여러 방면에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식물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온도 범위에서 가장 잘 자라는데, 갑작스러운 고온은 이 균형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특히 30도 이상을 넘기기 시작하면 작물은 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수분 손실이 많아지며 잎이 말라붙거나 성장이 멈추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광합성 효율도 떨어집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식물 안의 단백질이 변형되고 세포막이 손상되면서 생리적인 기능이 망가집니다. 이로 인해 꽃이 제대로 피지 않거나, 열매가 제대로 맺히지 않는 문제도 생깁니다. 실제로 벼,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작물은 1도만 올라가도 수확량이 3-8퍼센트씩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고온이 지속되면 작물의 성장 기간이 짧아지게 되는데, 이것도 생산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작물은 충분한 시간 동안 양분을 축적하고 열매를 성숙시켜야 하는데, 고온으로 생육 기간이 줄어들면 미완성된 상태로 수확하게 되고 품질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일은 당도가 낮아지거나 색이 고르지 않게 변하고, 곡물은 낟알이 제대로 여물지 않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이런 영향은 단지 밭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도매시장으로 들어가는 물량도 줄고, 결국 소비자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실제로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농산물 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이 영향은 몇 개월간 지속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기온 급상승은 단순히 날씨가 더운 문제가 아니라, 농업 전체에 걸쳐 연쇄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환경 변수입니다. 식량 공급 안정성과 가격 변동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