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허브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으시죠? 그런데 막상 뭘 키울지 고민되면 바질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허브 중에서 난이도가 낮은 편이고, 키우면서 요리에도 바로 쓸 수 있어서 보람이 크거든요. 파스타나 샐러드 위에 직접 기른 바질 잎을 올리는 그 기분, 한번 느끼면 계속 키우게 됩니다.
바질을 시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씨앗부터 시작하거나 모종을 사서 심거나. 초보라면 모종을 추천드려요. 원예점이나 마트에서 작은 화분에 담긴 바질 모종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이걸 좀 더 큰 화분에 옮겨 심으면 금방 자라기 시작해요. 씨앗부터 하실 거라면 4월에서 5월 사이에 파종하면 되고, 흙 위에 살짝 뿌린 뒤 얇게 흙을 덮어주면 됩니다. 발아까지 보통 5 – 10일 정도 걸려요.
바질이 잘 자라려면 햇빛이 정말 중요해요. 하루에 6시간 이상 직사광선을 받아야 잎이 두껍고 향이 진해지거든요. 베란다에 키운다면 남향이 가장 좋고, 해가 잘 안 드는 곳이라면 식물등을 보조로 써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온도는 20 – 30도 사이가 생육 적온인데, 15도 이하로 떨어지면 성장이 느려지고 10도 밑으로 가면 잎이 검게 변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따뜻하고 밝은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이에요.
물 주기는 흙 표면이 말랐을 때 충분히 주는 게 기본 원칙이에요. 매일 조금씩 주는 것보다 흙이 어느 정도 마른 다음에 흠뻑 주는 게 뿌리 건강에 좋거든요. 다만 한여름에는 수분 증발이 빠르니까 아침저녁으로 확인해 주는 게 좋아요. 화분 받침에 물이 고여 있으면 꼭 버려주세요. 바질이 습한 건 좋아하지만 뿌리가 물에 잠겨 있으면 무름병이 올 수 있으니까요.
바질 키우기에서 가장 중요한 팁 하나를 꼽자면 순지르기예요. 줄기 끝의 새순을 따주는 건데, 이걸 해줘야 옆으로 가지가 나오면서 훨씬 풍성해져요. 안 하면 위로만 쭉 웃자라서 빈약해 보이거든요. 잎이 6 – 8장 정도 되었을 때 윗부분을 잘라주면 되는데, 잘라낸 순은 바로 요리에 쓰면 되니까 수확이나 마찬가지예요. 꽃대가 올라오면 되도록 빨리 잘라주세요. 꽃이 피면 잎의 향이 약해지고 식물이 에너지를 꽃에 쓰기 때문에 잎 수확량이 줄어들어요.
수확한 바질은 바로 쓰는 게 가장 좋지만, 남는 건 보관해 둘 수도 있어요. 냉동 보관이 가장 간편한 방법인데, 잎을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닦은 뒤 밀폐 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넣으면 돼요. 올리브 오일에 다져 넣고 얼리면 나중에 파스타 소스 만들 때 편하게 꺼내 쓸 수 있어요. 말리는 방법도 있는데,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매달아 자연 건조하면 허브티로 쓰기 좋아요.
바질 외에도 집에서 키우기 좋은 허브가 꽤 있어요. 로즈마리는 건조한 환경에 강해서 물을 자주 안 줘도 잘 버티고, 고기 요리할 때 향신료로 쓰기 좋아요. 민트는 생명력이 어찌나 강한지 방치해도 잘 자라는 편인데, 대신 너무 잘 퍼지니까 반드시 화분에 분리해서 키워야 해요. 땅에 심으면 온 정원을 점령해 버리거든요. 딜이나 파슬리도 초보자가 도전해 볼 만해요.
허브를 키울 때 공통적으로 주의할 점은 통풍이에요.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특히 장마철에는 잎 사이가 축축해지면서 병이 올 수 있어요.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서 공기 순환을 시켜주는 것도 방법이고, 화분 사이 간격을 충분히 두는 것도 좋아요. 벌레가 생겼을 때는 화학 살충제보다 님오일이나 친환경 해충 방제제를 쓰는 게 좋은데, 먹을 허브니까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게 맞겠죠.
집에서 허브를 키우면 요리 재료비도 아끼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무엇보다 식물이 자라는 걸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바질 한 포기로 시작했다가 베란다가 작은 허브 정원이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올봄에 바질 모종 하나 들여놓고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직접 키운 바질로 만든 카프레제 샐러드, 그 맛은 사 먹는 것과 확실히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