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이웃집 앞마당에 키가 큰 꽃이 줄줄이 피어 있는 걸 봤는데, 그게 글라디올러스였어요. 화려한 색감에 눈이 딱 가더라고요. 그때부터 나도 한번 키워봐야겠다 싶었는데, 올봄에 드디어 구근을 사서 심어보기로 했어요. 근데 구근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언제 심어야 하는지 모르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본 내용을 정리해봤어요.
글라디올러스는 붓꽃과에 속하는 구근식물이에요. 원래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데, 전 세계적으로 약 260종 이상이 있다고 해요. 이름이 라틴어로 ‘작은 칼’이라는 뜻인데, 잎 모양이 검처럼 뾰족하게 생겨서 그런 이름이 붙었대요. 꽃이 한쪽 방향으로 길게 피면서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올라가는 게 특징이에요. 한 줄기에 꽃이 10-20송이까지 달리기도 하거든요.
구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상태예요. 건강한 글라디올러스 구근은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있어야 해요. 만져봤을 때 물렁물렁하거나 곰팡이가 핀 건 피하는 게 좋아요. 크기도 중요한데, 지름이 3cm 이상인 게 꽃대가 잘 올라와요. 너무 작은 구근은 그 해에 꽃을 못 피우고 잎만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온라인 원예 쇼핑몰이나 화원에서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니까 그때 구입하면 돼요.
심는 시기가 중요해요. 글라디올러스는 봄식재 구근이라서 봄에 심고 여름에 꽃을 보는 식물이에요. 보통 4월 중순에서 5월 초가 적당한 심는 시기예요. 땅속 온도가 10도 이상이 되어야 발아가 잘 되거든요. 너무 일찍 심으면 차가운 흙에서 구근이 썩을 수 있어요. 중부 지방 기준으로 4월 중순 이후가 안전하고, 남부 지방은 4월 초부터 가능해요.
심는 방법도 알아두면 좋아요. 구근의 뾰족한 부분이 위로 가게 해서 심으면 되는데, 깊이는 구근 크기의 약 3배 정도가 적당해요. 보통 10-15cm 깊이로 심고, 구근 사이 간격은 15-20cm 정도 띄워주는 게 좋아요. 너무 얕게 심으면 꽃대가 무거워서 쓰러지기 쉽거든요. 화분에 심을 수도 있는데, 화분이라면 지름 20cm 이상 되는 걸로 골라서 3-5개 정도 심으면 적당해요.
흙은 배수가 잘 되는 게 핵심이에요. 글라디올러스는 과습에 약한 편이라 물이 고이면 구근이 금방 썩어버려요. 일반 화분용 배양토에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30% 정도 섞어주면 좋아요. 노지에 심을 때는 모래가 약간 섞인 사질토양이 이상적이에요. 점토질이 많은 땅이라면 굵은 모래를 넉넉히 섞어서 배수력을 높여주세요.
물주기는 심은 직후에 한 번 충분히 주고, 그 이후에는 흙이 마르면 주는 방식으로 하면 돼요. 성장기에는 물을 좀 더 자주 주는 게 좋은데,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해요. 다만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에는 물을 줄여야 해요. 과습이 되면 구근 썩음병이 생길 수 있거든요.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물을 좀 더 넉넉하게 주면 꽃이 더 풍성하게 피어요.
햇빛은 하루에 최소 6-8시간은 받아야 해요. 글라디올러스는 양지성 식물이라 햇볕이 부족하면 꽃대가 연약해지고, 심하면 꽃 자체가 안 필 수도 있어요. 베란다에서 키운다면 남향이 가장 좋고, 동향이나 서향이라도 직사광선이 반나절 이상 들어오는 곳이면 괜찮아요.
꽃이 피는 시기는 보통 심은 지 60-90일 후인 7-8월이에요. 꽃이 아래쪽부터 차례로 피면서 올라가는데, 절화용으로 자를 거라면 아래쪽 2-3송이가 피었을 때 자르면 나머지도 꽃병에서 차례로 피어요. 꽃이 다 진 후에는 꽃대를 잘라주되, 잎은 그대로 두세요. 잎이 광합성을 해서 다음 해를 위한 영양분을 구근에 저장하거든요.
가을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구근을 캐서 보관해야 해요. 잎이 누렇게 변하면 캐낼 시기가 된 거예요. 흙을 털어내고 그늘에서 1-2주 말린 다음,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돼요. 온도는 5-10도 정도가 적당하고, 신문지나 톱밥에 싸서 보관하면 다음 해 봄에 다시 심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