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세계에서 한반도에만 있는 희귀 식물의 특징과 자생지 정보


며칠 전에 동네 공원을 산책하다가 하얀 꽃이 핀 작은 나무를 봤거든요. 개나리인가 했는데 색깔이 다르니까 이상하더라고요. 찾아보니 미선나무라는 건데, 이게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무래요.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미선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이에요. 학명은 Abeliophyllum distichum인데요, 전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1속 1종의 고유 식물이에요. 이름의 유래가 재밌는데, 열매 모양이 둥근 부채를 닮았다고 해서 미선나무라고 부르게 됐어요. 미선이 한자로 미인의 부채라는 뜻이거든요.

꽃은 3-4월에 피는데요, 개나리꽃이랑 생김새가 정말 비슷해요. 다만 색깔이 흰색이라는 점이 다르죠. 분홍빛이 도는 품종도 있고요. 꽃에서 나는 향기가 은은하고 그윽해서 한번 맡으면 잊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미선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향기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해요.

크기는 1-1.5m 정도로 자라는 작은 나무예요. 키가 작다 보니 관목 형태로 자라는데, 줄기가 개나리처럼 이리저리 뻗어나가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가지치기를 안 해주면 모양이 좀 산만해질 수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작은 나무가 수백 년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하니까 놀랍죠.

미선나무가 특별한 건 희귀성 때문이에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생지가 여러 곳 있는데요, 충북 괴산의 송덕리(제147호), 추점리(제220호), 율지리(제221호), 충북 영동 매천리(제364호), 전북 부안(제370호) 이렇게 다섯 곳이 대표적이에요. 주로 충청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의 석회암 지대에서 발견됩니다.

한때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2005년에 지정됐다가 이후 자생지가 확대되고 인공 증식 기술이 개발되면서 개체수가 늘어나 2017년에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됐어요. 국립생물자원관과 산림과학원 등에서 조직배양 같은 대량 증식 기술을 개발한 덕분이에요.

미선나무의 생존 전략이 독특한데요, 자생지를 보면 흙이 적고 주위에 바위와 자갈이 깔려 있는 척박한 환경이에요. 다른 큰 나무들 사이에서는 햇빛을 받지 못해서 살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무들이 잘 안 사는 황폐한 곳에서 경쟁을 피해 살아남는 방식을 택한 거예요. 약해 보이지만 나름의 생존 전략이 있는 셈이죠.

집에서 키우고 싶으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요즘 묘목을 구해서 정원에 심는 분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에 심는 게 좋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 적합해요. 내한성이 강해서 우리나라 어디서든 노지 월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줄기가 사방으로 뻗는 습성이 있어서 원하는 모양을 유지하려면 꽃이 진 뒤에 가지치기를 해주시는 게 좋아요.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 미선나무의 학명을 일본 학자가 먼저 등록해서 학명의 명명권이 일본에 있다는 거예요. 한반도 고유종인데 말이죠. 이런 사연을 알고 보면 미선나무가 더 각별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봄에 하얀 꽃이 필 때 가까운 수목원이나 식물원에서 한번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