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수목원에 갔다가 분홍빛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를 보고 발걸음이 딱 멈췄거든요. 안내판을 보니까 서부해당화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름은 처음 들어봤는데 꽃이 너무 예뻐서 집에 와서 바로 찾아봤습니다.
서부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소교목이에요. 학명은 Malus halliana인데요, 꽃사과나무의 한 종류로 보시면 됩니다. 개아그배나무, 꽃아그배나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제주에서는 제주아그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어요. 중국이 원산지인데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서 우리나라에서도 공원이나 정원에서 볼 수 있어요.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꽃이에요. 4-5월에 피는데요, 꽃봉오리일 때는 붉은색이었다가 꽃이 활짝 피면 연분홍색으로 오묘하게 변해요. 이 색 변화가 정말 예쁘거든요. 꽃 크기는 지름 2.5-3.5cm 정도이고, 짧은 가지 끝에 4-8개씩 모여서 아래를 향해 피어나요. 꽃자루가 자주색에 가까운 게 특징인데, 비슷한 꽃사과와 구분하는 포인트가 바로 이 꽃자루 색깔이에요.
꽃말은 산뜻한 미소라고 해요. 이름도 예쁘고 꽃말도 참 잘 어울리죠. 봄바람에 분홍 꽃잎이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미소가 절로 나오거든요. 벚꽃이 질 무렵에 피기 시작해서 봄 꽃 구경 시즌을 좀 더 늘려주는 고마운 나무이기도 합니다.
나무 자체의 특성도 알아두면 좋은데요, 서부해당화는 꽃사과류 중에서 수형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편이에요. 잔가지를 많이 내지 않고 위로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어서 별도로 수형을 잡지 않아도 어느 정도 깔끔한 모양이 나와요. 성장 속도도 꽤 빠른 편이라 심은 후 2-3년이면 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키우는 방법은 비교적 수월해요. 햇빛이 잘 드는 양지에서 키우는 게 좋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면 됩니다. 토질은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인데 약산성에서 중성 토양을 선호해요. 내한성이 꽤 강해서 영하 15도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어요.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노지 월동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물주기는 건조한 시기에 규칙적으로 해주는 게 중요해요. 특히 여름철 고온기에 물이 부족하면 잎이 타거나 열매가 제대로 안 달릴 수 있거든요. 그렇다고 과습하면 뿌리가 상할 수 있으니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주는 정도로 관리하시면 됩니다. 연간 가지치기도 해주시는 게 좋은데, 꽃이 진 후에 가지를 정리해 주면 다음 해 꽃이 더 풍성하게 피어요.
가을에는 작은 열매가 달리는데요, 지름 1cm 정도의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서 이것도 관상 포인트가 됩니다.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열매로 두 번 즐길 수 있는 나무인 거죠. 새들이 이 열매를 좋아해서 정원에 심으면 새소리도 덤으로 들을 수 있어요.
정원수로도 좋고 분재로 키우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가지가 아래로 늘어지는 수양형 품종도 있어서 취향에 따라 골라 키울 수 있어요. 봄에 화사한 분홍 꽃을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서부해당화를 한번 고려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