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척분 상을 치르면서 어머니와 삼촌들이 며칠 동안 상속 얘기로 옥신각신하시는 걸 옆에서 듣게 됐습니다. 평소에는 형제자매끼리 그렇게 다정하셨는데, 막상 재산 나눠야 하는 순간이 오니 서로 머릿속 계산기가 돌아가더라고요. 저도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상속이라는 걸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는데,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고 법에 비율이 정해져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보통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제일 먼저 따지게 되는 건 누가 상속인이 되느냐입니다. 한국 민법에서는 순위를 두고 있어요. 1순위는 자녀나 손자녀 같은 직계비속이고, 2순위는 부모나 조부모 같은 직계존속입니다. 3순위는 형제자매, 4순위는 4촌 이내 방계혈족이지요. 배우자는 별도로 움직이는데, 1순위나 2순위 상속인이 있으면 그들과 공동으로 상속하고, 아무도 없으면 단독으로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와 자녀 두 명이 남았다고 해볼게요. 이 경우 어머니와 두 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비율이 어떻게 되냐면, 자녀는 각자 1씩 계산하고 배우자는 거기에 5할(50%)을 더 가산해서 1.5로 봅니다. 그러니까 총 합은 1 + 1 + 1.5 = 3.5가 되고, 어머니가 1.5/3.5, 자녀가 각각 1/3.5씩 받는 구조가 되는 거예요. 비율로 환산하면 어머니가 약 42.8%, 자녀가 각각 약 28.6%씩 가져가게 됩니다.
자녀가 세 명이면 1 + 1 + 1 + 1.5 = 4.5로 계산해서 어머니 1.5/4.5, 자녀 각각 1/4.5가 되고요. 자녀가 몇 명이든 배우자는 자녀 한 명분에 50% 더 받는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반대로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돌아가셨고 부모님(고인의 부모)이 생존해 계시다면, 그때는 배우자와 부모님이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이 경우에도 배우자는 부모 한 분 몫에 50% 더 받는 방식으로 계산되지요.
여기서 많이들 헷갈려하시는 게 유류분이라는 개념입니다. 고인이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몰아주거나, 유언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부 넘긴다고 해도 남은 상속인들이 최소한 보장받을 수 있는 몫이 있거든요.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까지,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까지를 유류분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위헌으로 폐지된 상태라, 현재는 자녀·배우자·부모에게만 유류분이 인정돼요.
그리고 2026년 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민법 개정안이 큰 변화인데요, 흔히 구하라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개정안은 부모를 오랫동안 유기하거나 학대한 자녀는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반대로 부모를 부양하며 재산 형성에 크게 기여한 자녀는 기여분을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어요. 그동안은 연락도 없이 살던 자녀가 부모 사망 후에 나타나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챙겨가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경우 상속에서 배제될 길이 열린 셈입니다.
상속세도 같이 따져보셔야 합니다. 한국 상속세는 상속재산에서 공제를 빼고 계산하는데, 일괄공제가 5억 원이고 배우자공제는 최소 5억에서 최대 30억 원까지 적용됩니다. 그러니까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받으면 적어도 10억 원까지는 공제가 되는 구조이지요. 세율은 1억 이하 10%부터 시작해서 30억 초과분은 50%까지 누진으로 올라갑니다. 재산이 10억 미만이라면 실제로 세금이 거의 안 나오는 경우도 많아요.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이슈 중 하나가 배우자에게 많이 상속하는 게 유리하냐 자녀에게 주는 게 유리하냐 하는 문제입니다. 세금 측면에서는 배우자공제가 크기 때문에 배우자 지분을 늘리는 게 당장은 유리해 보이는데, 나중에 어머니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그 재산이 다시 상속되면서 2차 상속세가 발생하니까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재산 규모와 가족 구성,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놓고 판단하셔야 하는 부분이에요.
상속이 시작되면 3개월 안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상속포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빚이 더 많다면 상속포기를 하는 게 맞고, 자산과 부채 규모가 불확실하면 한정승인으로 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는 방법이 있어요. 상속세 신고는 사망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하고, 기한 넘기면 가산세가 붙으니 준비할 시간이 빠듯한 편입니다. 가족끼리 미리 대화해두는 게 가장 좋은 준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