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네 건강원에 갔다가 “병풀 추출물 드시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피부에 바르는 시카 크림은 알고 있었는데 먹는 것도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서 당황했지요. 집에 와서 찾아보니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차로 달여 마시거나 분말로 섭취해오던 식물이더라고요. 요즘에는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캡슐, 정제, 분말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관심이 가더군요.
병풀은 학명이 센텔라 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인 미나리과 식물입니다. 아시아 열대지역에서 자생하는데 한국에서도 제주도와 남부 지역에서 자라요. 별명이 재미있는데 호랑이풀, 고투콜라라고도 불립니다. 호랑이가 상처 입으면 이 풀 위에 뒹굴어서 낫게 했다는 전설에서 호랑이풀이 됐고, 인도와 스리랑카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아유르베다 전통 의학에 쓰였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요법에서 상처 치료용으로 써왔던 약초지요.
먹는 병풀 추출물의 핵심 성분은 아시아티코사이드, 마데카소사이드, 아시아틱애씨드, 마데카식애씨드 네 가지 트리테르펜계 사포닌입니다. 네 성분을 묶어 TECA 또는 TTFCA라고 부르기도 해요. 이 사포닌 성분들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만드는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상처 회복 속도를 높이고 만성 궤양 치료에도 쓰이지요.
경구 섭취 시 기대할 수 있는 효능은 꽤 다양합니다. 첫째로 정맥 순환 개선이에요. 하지정맥류나 다리 부종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유럽에서는 실제로 정맥순환부전 치료 보조제로 처방되기도 합니다. 둘째는 항염과 항산화 작용입니다. 위점막 보호 효과가 있어서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소화기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셋째로 인지기능 관련 효과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동물실험에서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보고됐고 불안과 우울감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피부 관련해서도 먹는 병풀이 효과를 냅니다. 바르는 시카 화장품이 피부 표면에 직접 작용한다면, 먹는 병풀은 몸속에서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과 수분감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에요. 한 연구에서는 20-50대 여성에게 병풀 추출물을 일정 기간 복용시켰더니 피부 주름과 탄력 지표가 개선됐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다만 바르는 것보다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고 꾸준히 몇 주 이상 섭취해야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
복용 방법은 제품 형태에 따라 다릅니다. 건강기능식품 캡슐이나 정제는 보통 하루 1-2회, 제품별 권장량을 따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60-120mg 정도의 추출물 섭취가 기준이에요. 분말 타입은 물이나 따뜻한 차에 1-2g 정도 타서 마시고, 말린 병풀은 차로 우려내서 마시지요. 병풀은 한방에서 찬 성질로 분류되는데 위장이 약한 분은 따뜻한 성질의 꿀이나 생강과 함께 섭취하면 부담이 덜하다고 합니다.
부작용도 없지 않아요. 과다 섭취하면 설사, 복통, 메스꺼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서 간 질환이 있는 분은 주의해야 해요. 6주 이상 장기 복용은 권장되지 않고, 중간에 2-4주 정도 휴지기를 두는 게 안전합니다. 임산부, 수유부, 수술 예정자는 복용을 피하는 게 원칙이고요.
약물 상호작용도 체크할 부분이지요. 항불안제, 수면제, 당뇨약, 콜레스테롤약을 복용 중이라면 병풀 성분이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병용 복용 전에 꼭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하고요. 건강기능식품으로 구입할 때는 식약처 인증 마크를 확인하고 유효성분 함량이 표시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아요. 저가 제품 중에는 실제 추출물 함량이 낮은 경우도 있거든요. 효과를 확실히 보려면 최소 4주 이상은 꾸준히 드셔봐야 몸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