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개떡은 봄철 별미 중에서도 정말 한국적인 맛입니다.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 오신 쑥개떡은 부드럽고 쫄깃한데 집에서 따라 만들어 보면 단단하거나 푸석하거나 색깔이 검게 변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쑥개떡 부드럽게 만드는 비법은 몇 가지 포인트만 잡으면 어렵지 않습니다. 봄에 쑥 한 봉지 사 오시면 한 번 도전해보세요.
가장 먼저 쑥 손질이 모든 걸 좌우합니다. 봄에 나오는 어린 쑥이 가장 좋아요. 5-6월로 넘어가면 쑥이 거칠어지고 향도 진해서 떡으로 만들기엔 부담스러워집니다. 쑥은 흙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큰 그릇에 물 받아서 여러 번 씻으셔야 합니다. 흐르는 물에만 헹구시면 흙이 잘 안 빠져요. 마지막 헹굼 전엔 식초 한 방울 떨어뜨린 물에 잠시 담가두시면 잔여 농약 제거에도 도움이 됩니다.
쑥은 데쳐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끓는 물에 소금 한 큰술 넣고 쑥을 살짝 데쳐주세요. 1-2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너무 오래 데치시면 색이 누렇게 변하고 향도 날아갑니다. 데친 후엔 바로 찬물에 담가서 쑥을 식혀주시고,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하세요. 물기가 많이 남으면 떡 반죽이 질어져서 모양 잡기가 어려워집니다. 정말 꽉 짜시는 게 중요해요.
색깔을 진한 초록으로 유지하려면 데칠 때 소금 외에 베이킹소다를 살짝 넣으시는 방법도 있어요. 1리터 물에 소금 1큰술, 베이킹소다 반 작은술 정도면 색이 더 곱게 나옵니다. 다만 베이킹소다를 너무 많이 넣으시면 쑥이 무르고 떡 반죽이 죽이 되니까 살짝만 넣으세요. 데친 쑥은 잘게 썰어주시거나 믹서기에 살짝 갈아주시면 떡 반죽에 골고루 섞입니다.
쌀가루는 멥쌀가루를 쓰셔야 합니다. 찹쌀가루로 만드시면 너무 쫄깃해서 쑥개떡 본연의 식감이 안 나와요. 적당한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게 쑥개떡인데 그건 멥쌀가루의 특성입니다. 시장에서 떡집이나 정미소에서 빻은 멥쌀가루를 쓰시면 가장 좋고, 마트에서 파는 떡가루를 쓰셔도 됩니다. 쌀가루랑 데친 쑥의 비율은 보통 5대 1 정도가 적당해요.
반죽 단계에서 따뜻한 소금물을 사용하시는 게 부드러운 떡의 비결입니다. 미지근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뜨거울 정도의 물에 소금을 풀어서 쌀가루랑 다진 쑥에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하세요. 한꺼번에 물을 다 부으시면 어딘가에 뭉치고 어딘가는 마른 가루가 남습니다. 손으로 만져 보면서 귓불 정도의 부드러운 정도가 되면 멈추시면 돼요. 반죽이 너무 질어지면 떡이 모양을 못 잡고 너무 되직하면 단단한 떡이 됩니다.
설탕은 취향에 따라 조절하시면 됩니다. 단맛 좋아하시면 쌀가루 500g 기준 설탕 3-4큰술, 담백한 거 좋아하시면 1-2큰술 정도가 적당해요. 설탕 안 넣으셔도 쑥 향이 살아서 충분히 맛있습니다. 좀 더 깊은 단맛 원하시면 황설탕이나 흑설탕을 살짝 섞으시면 색깔도 진해지고 풍미도 깊어져요. 일부 분들은 꿀이나 조청을 넣기도 하시는데 그건 반죽보단 마지막에 발라 드시는 게 좋습니다.
모양 만드실 때는 손에 식용유를 살짝 발라주세요. 안 그러면 반죽이 손에 들러붙어서 모양 잡기 힘들어집니다. 동그랗게 빚어서 손바닥으로 살짝 눌러 납작하게 만드시는 게 가장 일반적인 모양이에요. 두께는 1cm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너무 두꺼우면 속까지 안 익고, 너무 얇으면 부서져요. 쑥개떡 모양 찍는 떡살이 있으시면 무늬도 예쁘게 들어갑니다.
찌는 시간이 부드러움을 결정합니다. 김이 잘 오른 찜기에 면포를 깔고 떡을 올려주세요. 떡끼리 너무 붙지 않게 약간 간격을 두시고요. 강불에서 15-20분 정도 쪄주세요. 너무 오래 찌시면 떡이 너무 익어서 단단해지고, 너무 짧게 찌시면 속이 안 익습니다. 찐 후엔 바로 식용유를 떡 표면에 살짝 발라주시면 윤기도 나고 굳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보관 방법이 중요합니다. 쑥개떡은 만든 즉시 드시는 게 가장 맛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단단해지기 시작합니다. 한 번에 다 못 드시고 남기실 거면 한 개씩 랩으로 싸서 냉동 보관하세요. 드실 때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리시거나 찜기에 다시 살짝 쪄주시면 부드러운 식감이 돌아옵니다. 냉장 보관은 떡이 빨리 굳으니까 추천하지 않아요. 냉동에서 1-2주 안에 드시는 게 가장 맛있게 즐기시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