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뚫어야 하는 일반 에어컨은 부담스럽고, 이동식은 더운 바람을 빼는 배기 호스가 거추장스러워 망설이는 분들이 창문형 에어컨을 많이 알아봅니다. 그런데 창문형이라는 이름 때문에, 설치가 복잡하지 않을까 또는 우리 집 창에 맞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보면 설치 자체는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창의 형태만은 사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창문형 에어컨은 일반 벽걸이나 스탠드형보다 설치가 한결 간단합니다. 실외기가 본체에 합쳐져 있어 별도의 실외기를 둘 자리나 벽을 타고 내려가는 배관 작업이 필요 없고, 창틀에 전용 거치대를 고정한 뒤 본체를 그 위에 올려 끼우는 방식이라 큰 공사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제품 설명서와 영상을 따라 직접 설치하는 사람도 많을 만큼, 과정 자체는 두 사람이면 무난히 해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창의 형태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창문형 에어컨은 대개 좌우로 미는 슬라이딩 창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우리가 흔히 쓰는 미닫이 창에는 무난하게 설치됩니다. 반면 안쪽으로 여는 여닫이 창이나 폭이 너무 좁거나 넓은 창, 아예 열리지 않는 고정창은 기본 거치대만으로는 맞지 않아 별도 브래킷이나 추가 시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고르기 전에 우리 집 창이 어떤 방식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무게도 미리 고려할 점입니다. 본체가 제법 무거운 편이라 거치대를 창틀에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 안전의 핵심입니다. 고정이 부실하면 작동 중에 흔들리거나 최악의 경우 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창틀이 오래돼 약하거나 높은 층이라 불안하거나 설치에 자신이 없다면 무리하지 말고 전문 기사를 부르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그래도 설치 비용은 실외기를 따로 다는 일반 에어컨보다 대체로 저렴한 편입니다.
설치 후에는 창과 본체 사이의 틈을 막는 마감이 의외로 중요합니다. 틈이 벌어지면 애써 식힌 실내로 더운 바깥 공기가 들어오고 벌레까지 드나들어 냉방 효율이 뚝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품에 들어 있는 차폐막이나 패널로 빈 공간을 꼼꼼히 메워야 하고, 소음이나 진동이 신경 쓰인다면 본체 아래에 방진 패드를 덧대 주면 도움이 됩니다. 이 마감까지 제대로 해야 비로소 설치가 끝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 작업이 없어 설치 자체는 까다롭지 않지만, 내 집 창의 종류와 크기가 맞는지가 진짜 관건입니다. 슬라이딩 창이라면 직접 설치도 충분히 가능하고, 특수한 창이라면 추가 부품이나 시공만 확인하면 됩니다. 그러니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창이 어떤 방식으로 열리는지, 폭과 높이는 얼마인지부터 줄자로 재 보는 것이 시행착오와 반품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