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시골집 담장이나 골목 한쪽에 키 큰 꽃이 줄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봅니다. 사람 키를 훌쩍 넘기며 색색으로 피는 이 꽃이 접시꽃인데, 어쩐 일인지 늘 담장 옆에 붙여 심는 것이 궁금해집니다.
접시꽃은 줄기가 곧게 위로 자라 키가 이삼 미터까지 크는 꽃입니다. 옆으로 퍼지기보다 위로만 길게 자라다 보니, 바람이 불면 휘청거리거나 쓰러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기댈 곳이 있는 담장이나 벽 옆에 심으면 줄기가 받쳐져 곧게 설 수 있습니다. 키 큰 꽃을 안정적으로 기르기에 담장 옆만 한 자리가 없는 셈입니다.
보기에도 잘 어울립니다. 접시꽃은 줄기를 따라 아래에서 위로 차례차례 꽃이 피어 올라가, 밋밋한 담벼락을 화사한 꽃벽처럼 꾸며 줍니다. 빨강과 분홍, 흰색 등 색도 다양해 좁은 골목이나 마당 가장자리를 환하게 만들어 줍니다. 화단 한가운데 심으면 너무 커서 다른 꽃을 가리지만, 가장자리 담장에 두면 키 큰 특성이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심고 가꾸기 쉬운 점도 한몫합니다. 접시꽃은 한 번 심어 두면 씨를 떨어뜨려 이듬해 또 피는 경우가 많고, 볕만 잘 들면 별다른 손길 없이도 잘 자랍니다. 그래서 예부터 손이 덜 가는 꽃으로 시골집 담장가에 흔히 심어 왔고, 그 모습이 정겨운 여름 풍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키가 큰 만큼 장마철 비바람에는 쓰러지지 않도록 줄기를 묶어 주면 좋습니다.
정리하면 접시꽃을 담장 옆에 심는 것은, 키가 워낙 커서 기댈 곳이 필요한 데다 담벼락을 꽃벽처럼 보기 좋게 꾸며 주기 때문입니다. 키 큰 꽃의 특성을 거스르지 않고 살린 자리인 셈이니, 마당에 접시꽃을 들이려 한다면 볕 잘 드는 담장이나 벽 옆이 가장 알맞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