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는 만지면 정말 눈에 해로울까?


여름이면 담장을 타고 주황빛 나팔 모양 꽃을 늘어뜨리는 능소화가 곱게 핍니다. 그런데 능소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한다는 무서운 말이 돌아, 가까이 두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그런지 궁금합니다.

이 속설은 능소화 꽃가루에 갈고리 같은 돌기가 있어 눈에 들어가면 각막을 찌르고 손상시킨다는 이야기에서 나왔습니다. 한때 널리 퍼졌지만, 이후 꽃가루를 들여다본 결과 그런 갈고리 구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능소화 꽃가루가 특별히 눈을 망가뜨린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약한 낭설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꽃가루든 눈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능소화가 아니라도 꽃가루나 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따갑고 충혈될 수 있고, 비비면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능소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때 흔히 생기는 일입니다.

능소화를 손으로 만지는 것도 대부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 식물의 즙이나 꽃가루에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니, 가지를 다듬거나 꽃을 만진 뒤에는 손을 씻고 그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꽃이 한창인 여름철에 담장 가까이서 오래 손질할 때는 꽃가루가 날릴 수 있으니, 어린아이가 꽃을 따서 눈 가까이 가져가지 않도록 일러 두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정리하면 능소화 꽃가루가 눈을 멀게 한다는 말은 근거가 약한 속설이며, 능소화를 만진다고 크게 해롭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떤 꽃가루든 눈에 들어가면 자극이 되니,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고 들어갔다면 비비지 말고 물로 씻어 내는 기본만 지키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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