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질을 하면 왜 시원해질까?

더운 날 부채를 부치면 금세 시원해진다. 부채가 찬 바람을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닌데, 같은 공기를 휘저을 뿐인데 왜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궁금해진다.

시원함의 열쇠는 땀이다. 우리 몸은 더우면 땀을 내는데, 이 땀이 마르면서 몸의 열을 함께 가져가 체온을 낮춰 준다.

땀이 마르는 것이 곧 열을 빼앗기는 것이다. 액체인 땀이 증발해 기체로 바뀔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하니, 피부에서 땀이 마르면 그만큼 몸이 식는다. 수영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오히려 으슬으슬 추운 것도 몸에 묻은 물이 마르며 열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부채질은 이 증발을 돕는다. 피부 가까이에는 땀 기운이 밴 눅눅한 공기가 머물러 있는데, 부채질로 이 공기를 밀어내면 마른 공기가 와 닿아 땀이 더 잘 마른다.

그래서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부채가 만든 바람 자체가 찬 것이 아니라, 그 바람이 땀을 빨리 증발시켜 몸의 열을 앗아가기 때문에 시원한 것이다.

선풍기도 같은 원리다. 선풍기 바람이 실내 공기보다 차갑지 않은데도 시원한 것은, 바람이 피부의 땀 증발을 도와 열을 식혀 주기 때문이다.

습한 날에는 덜 시원하다. 공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땀이 잘 마르지 않으니, 눅눅한 장마철에는 부채질을 해도 개운함이 덜하다.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가 낮은 날이 한결 견디기 수월한 것도 땀이 잘 마르는 덕분이다.

땀이 없으면 효과가 약하다. 땀이 마를 만큼 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부채질을 해도 증발할 것이 적어, 시원함을 크게 느끼기 어렵다.

물을 살짝 묻히면 더 시원하다. 얼굴이나 목에 물을 바르고 부채질하면 마를 물기가 많아져, 그만큼 열을 많이 앗아가 한결 시원해진다.

정리하면 부채질이 시원한 것은 바람이 피부의 땀을 빨리 증발시켜 몸의 열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바람이 찬 것이 아니라 땀을 말려 주는 것이니, 땀이 날 때 부칠수록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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