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을 몇 개 까먹다 보면 어느새 손끝과 손바닥이 누렇게 물든다. 옷도 아니고 손인데 왜 귤을 까면 노래지는지 궁금해진다.
귤에는 노란 색소가 많이 들어 있다. 귤의 껍질과 속에는 노랑·주황빛을 내는 색소가 풍부한데, 이 색소가 손에 묻는 것이다.
이 색소는 카로티노이드라고 부른다. 당근이나 호박을 주황빛으로 만드는 것과 같은 색소로, 귤에도 아주 많이 들어 있다.
껍질을 까면 색소가 손에 옮는다.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를 만지는 사이 이 색소가 손의 피부에 조금씩 묻어서, 노랗게 물든다. 특히 껍질 안쪽의 하얀 부분이나 알맹이를 감싼 속껍질을 만질 때 색소가 많이 묻어, 손끝이 금세 물든다.
이 색소는 기름에 잘 녹는다. 카로티노이드는 물보다 기름에 잘 녹는 성질이라, 손의 유분과 만나면 더 잘 배어들고 물로는 잘 씻기지 않는다.
손금과 각질 틈에 특히 잘 낀다. 색소가 손바닥 주름이나 손끝 각질 사이로 스며들어서, 대충 씻어선 잘 안 빠지고 누런 기가 남는다.
많이 까 먹을수록 색이 진해진다. 귤을 여러 개 까면 그만큼 색소가 손에 쌓여서, 손끝이 점점 더 진하게 노래진다. 겨울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귤을 까다 보면 손끝이 노래지는 것도, 그만큼 여러 개를 까느라 색소가 쌓였기 때문이다.
손톱 밑에도 잘 낀다. 껍질을 벗기며 손톱으로 파고들 때 색소가 손톱 밑에 끼어, 유독 손톱 주변이 노랗게 보인다.
그래도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이 색소는 먹어도 되는 성분이라, 손에 물들어도 씻거나 시간이 지나면 옅어져 걱정할 것은 없다. 오히려 이 색소는 우리 몸에서 눈 건강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손에 좀 물드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다.
정리하면 귤을 까면 손이 노래지는 것은 귤에 든 노란 색소인 카로티노이드가 손에 묻기 때문이다. 이 색소가 기름에 잘 녹아 손금과 각질에 배어들어서, 물로 씻어도 한동안 누런 기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