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넣은 물병은 왜 꺼내면 갑자기 얼기도 할까?

냉동실에 둔 생수병이 분명 얼지 않았는데, 꺼내 흔들거나 따르는 순간 갑자기 얼어붙기도 한다. 안에서 멀쩡하던 물이 왜 꺼내자마자 어는지 궁금해진다.

물은 0도에서 언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물은 0도가 되면 얼기 시작하는데, 사실 조건에 따라 그보다 낮아도 안 얼고 버티기도 한다. 0도는 얼 수 있는 온도일 뿐, 반드시 그 순간 어는 것은 아니다.

아주 고요하면 0도 아래서도 안 언다. 흔들림 없이 조용히 식으면, 물은 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로 남는 ‘과냉각’ 상태가 된다.

얼려면 얼음이 될 씨앗이 필요하다. 물이 얼려면 얼음 알갱이가 뭉칠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아주 깨끗하고 고요한 물엔 그 자리가 없어 안 언다. 먼지나 기포 같은 작은 것도 그 씨앗 역할을 한다.

냉동실 속 생수가 그런 상태가 된다. 흔들림 없이 천천히 식은 생수병은 0도 아래인데도 얼지 않은 채, 아슬아슬하게 액체로 버틴다. 불순물이 적은 깨끗한 생수일수록 이런 상태가 잘 만들어진다.

꺼내 흔들면 그 균형이 깨진다. 병을 꺼내 흔들거나 툭 치면 그 충격이 얼음이 될 씨앗을 만들어, 순식간에 물이 얼어붙는다.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물이 작은 자극에 한꺼번에 언다.

따르는 순간 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컵에 따를 때의 자극이 씨앗이 되어, 흐르던 물이 눈앞에서 얼음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미 언 얼음 조각을 넣어도 언다. 과냉각된 물에 얼음 알갱이 하나만 닿아도, 그 자리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전체가 언다. 눈앞에서 물이 얼어붙는 모습이 마치 마술처럼 보인다.

신기해 보여도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조건만 맞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과냉각이라, 자극을 주면 갑자기 어는 것이다.

정리하면 냉동실 물병이 꺼낼 때 갑자기 어는 것은 흔들림 없이 식어 0도 아래서도 얼지 않은 과냉각 상태였다가, 흔들거나 따르는 자극에 얼음 씨앗이 생겨 순식간에 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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