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안 말리고 자면 아침에 머리가 사방으로 뻗쳐 엉망이 된다. 젖은 머리로 잤을 뿐인데 왜 머리가 그렇게 뻗치는지 궁금해진다.
머리카락은 젖으면 모양이 잘 바뀐다. 머리카락은 물을 머금으면 부드러워져서, 눌리거나 꺾인 대로 모양이 잡히는 성질이 있다.
그 상태로 마르면 모양이 굳는다. 젖어서 물러진 머리카락이 어떤 모양으로 마르면, 그 모양 그대로 굳어 유지된다. 젖었을 때 잡힌 모양이 마르면서 그대로 기억되는 셈이다.
잘 때 눌린 모양대로 마른다. 젖은 머리로 누우면 베개에 눌리고 꺾인 채로 밤새 마르니, 그 눌린 모양대로 굳어 버린다. 자면서 뒤척이면 여기저기 다르게 눌려 더 제멋대로 굳는다.
그래서 아침에 뻗쳐 있다. 밤사이 이리저리 눌린 채 마른 머리가, 아침엔 제멋대로 뻗치고 꺾인 모습으로 남는다. 특히 옆으로 자면 눌린 쪽 머리가 유독 심하게 뻗친다.
한 번 굳으면 잘 안 눕는다. 마르며 굳은 머리는 손으로 눌러도 잘 안 펴져서, 다시 물을 묻히기 전엔 좀처럼 정리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적셔야 펴진다. 뻗친 머리를 물로 다시 적시면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져, 빗어 원하는 모양으로 다시 잡을 수 있다. 아침에 물을 살짝 묻혀 빗으면 뻗친 머리가 가라앉는 것도 그래서다.
말리며 손질하면 모양이 잡힌다. 반대로 젖은 머리를 원하는 모양으로 빗으며 말리면, 그 모양대로 예쁘게 굳는다. 드라이로 모양을 잡는 것도 이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자기 전에 말리는 게 낫다. 젖은 채로 자면 뻗치기 쉬우니, 자기 전에 어느 정도 말리고 정리해 두는 게 좋다. 젖은 머리로 자면 두피가 축축해 건강에도 그리 좋지 않다.
정리하면 젖은 머리로 자면 뻗치는 것은 물을 머금어 물러진 머리카락이 눌린 모양대로 마르며 굳기 때문이다. 다시 물로 적셔 빗으면 펴지니, 자기 전에 말려 두면 뻗침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