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을 만지면 왜 손에서 쇠 냄새가 날까?

동전을 한참 만지작거리거나 쇠 난간을 잡고 난 손에서는 특유의 비릿한 쇠 냄새가 난다. 쇠 자체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쇠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 냄새는 손의 땀과 피지가 금속 표면과 만나 반응하면서 생긴 물질이 피부에 남아 풍기는 것이라, 사실은 쇠가 아니라 내 몸에서 나는 냄새다.

동전이나 철제 손잡이를 만지면 손의 땀 속 산성 성분이 금속 표면을 아주 조금 녹여 철 이온을 만든다. 이 철 이온이 피부에 묻은 피지, 즉 기름 성분과 반응하면 기름이 분해되면서 작은 분자 여러 개가 생기는데, 그중 하나가 아주 적은 양으로도 금속 냄새라고 느끼게 하는 물질이다. 사람 코는 이 물질을 공기 중 수조 분의 일 농도에서도 알아차릴 만큼 민감하다.

그래서 깨끗한 쇠를 코에 대도 냄새가 안 나고, 장갑을 끼고 만져도 냄새가 안 난다. 손에 땀이 많거나 피지가 많은 사람일수록 냄새가 진하고, 동전처럼 구리가 섞인 금속이 철보다 반응이 빨라 냄새가 더 쉽게 난다. 피를 손에 묻혔을 때 비슷한 쇠 냄새가 나는 것도 피 속 철분이 피부 기름과 같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람이 이 냄새에 유난히 민감한 것은 피 냄새를 알아채는 능력과 이어져 있다고 본다. 다친 동료나 사냥감의 피 냄새를 멀리서 맡는 것이 생존에 중요했기 때문에, 피 속 철이 만들어 내는 냄새 분자에 코가 예민하게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동전 냄새가 어딘가 피 냄새와 닮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실제로 같은 물질이기 때문이다.

냄새를 없애려면 물로만 헹겨서는 잘 안 빠진다. 냄새 분자가 기름에 녹아 피부에 붙어 있어서 비누로 기름을 함께 씻어 내야 하고, 스테인리스 비누라고 부르는 쇠 덩어리에 손을 문지르는 것도 냄새 분자가 금속에 붙어 떨어져 나가게 하는 원리다. 레몬즙처럼 산성인 것으로 손을 닦아도 효과가 있다.

동전을 만지면 손에서 쇠 냄새가 나는 것은 금속이 아니라 땀과 피지가 금속과 반응해 만든 분자 때문이니, 그 냄새는 쇠의 냄새가 아니라 금속에 닿은 내 손이 내는 냄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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