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를 신문 위에 대면 작은 글씨가 몇 배로 커 보이고, 햇빛 아래 종이에 초점을 맞추면 연기가 난다. 돋보기가 글씨를 크게 보여 주는 것은 가운데가 두껍고 가장자리가 얇은 볼록렌즈가 글씨에서 나온 빛을 안쪽으로 꺾어 모으기 때문이다. 꺾인 빛이 눈에 들어오면 눈은 빛이 곧게 온 것으로 착각해 글씨가 실제보다 멀리, 그리고 크게 있는 것처럼 보게 된다.
빛은 공기에서 유리로 들어갈 때 속도가 느려지면서 방향이 꺾인다. 렌즈 표면이 비스듬히 휘어 있으면 들어가는 자리마다 꺾이는 각도가 달라지는데, 볼록렌즈는 가장자리로 갈수록 유리면이 더 기울어 있어 바깥쪽 빛일수록 안쪽으로 더 많이 꺾인다. 그래서 평행하게 들어온 햇빛이 렌즈를 지나면 한 점에 모이고, 이 점을 초점이라 한다. 돋보기로 불을 붙이는 것이 이 초점에 햇빛 에너지가 몰린 결과다.
글씨를 크게 보려면 글씨를 초점보다 렌즈 가까이 두어야 한다. 글씨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온 빛이 렌즈를 지나며 안쪽으로 꺾이면 퍼지는 각도가 줄어드는데, 눈은 들어온 빛을 거슬러 곧게 연장해 물체 위치를 판단하므로 그 연장선이 만나는 자리, 즉 글씨 뒤쪽 더 먼 곳에 더 큰 글씨가 있는 것처럼 본다. 실제 글씨는 그대로인데 눈이 받는 빛의 각도가 커져서 크게 보이는 것이다.
돋보기를 글씨에서 너무 멀리 떼면 상이 뒤집히고 흐려진다. 글씨가 초점 바깥으로 나가면 빛이 렌즈를 지난 뒤 실제로 한 번 교차해 거꾸로 된 상을 만들기 때문인데, 이 뒤집힌 상을 종이에 비추면 카메라와 영사기의 원리가 된다. 돋보기 배율은 렌즈가 얼마나 두껍게 휘었는지로 정해지고, 많이 휠수록 크게 보이지만 가장자리가 일그러지고 볼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
노안용 돋보기 안경도 같은 볼록렌즈다. 나이가 들면 눈 속 수정체가 굳어 가까운 글씨에 초점을 못 맞추는데, 안경이 빛을 미리 꺾어 주면 수정체가 덜 힘들어도 상이 망막에 맺힌다. 반대로 근시 안경은 가운데가 얇은 오목렌즈로 빛을 퍼뜨려 멀리 있는 것을 보게 한다. 현미경은 볼록렌즈 두 개를 겹쳐 한 번 키운 상을 다시 키우는 장치다.
돋보기가 글씨를 크게 보여 주는 것은 볼록렌즈가 빛을 안쪽으로 꺾어 눈이 더 큰 각도로 받게 하기 때문이니, 커진 것은 글씨가 아니라 눈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