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반찬이 마땅히 없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뭐예요? 저는 꽈리고추 멸치볶음이거든요.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시간도 얼마 안 걸리는데, 이것만 있으면 밥 한 공기가 순삭이에요. 어릴 때 엄마가 자주 해주셔서 익숙한 맛이기도 하고, 직접 해보니까 생각보다 쉬워서 자취생들한테도 강력 추천하고 싶은 메뉴예요.
준비할 재료는 꽈리고추 한 줌이랑 잔멸치 한 줌이면 돼요. 양은 알아서 조절하면 되는데, 보통 꽈리고추 150g에 잔멸치 50g 정도면 2인분은 충분해요. 양념은 간장 1큰술, 물엿이나 올리고당 1큰술, 참기름 약간이면 끝이에요. 깨소금도 있으면 마지막에 뿌려주면 고소한 맛이 배가 되거든요.
만드는 순서도 간단해요. 먼저 팬에 기름 없이 잔멸치를 넣고 약한 불에서 볶아주세요. 2분 – 3분 정도 볶으면 비린내가 날아가고 바삭해져요. 여기서 포인트는 기름을 안 두르고 마른 팬에 볶는 거예요. 그래야 나중에 눅눅해지지 않고 식감이 살아있거든요. 멸치가 살짝 노릇해지면 일단 한쪽에 덜어두세요.
같은 팬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꽈리고추를 넣어주세요. 센불에서 빠르게 볶는 게 핵심이에요. 너무 오래 볶으면 꽈리고추가 흐물흐물해지니까 1분 – 2분 정도만 볶아서 초록색이 선명할 때 간장이랑 물엿을 넣어주세요. 양념이 고추에 코팅되듯이 슥슥 볶아지면 아까 덜어둔 멸치를 다시 넣고 같이 섞어주면 돼요.
마지막에 참기름 한 바퀴 둘러주고 깨소금 뿌리면 완성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10분도 안 걸려요. 근데 이게 맛은 10분짜리가 아니거든요. 짭조름한 멸치에 달큰한 양념, 그리고 꽈리고추의 아삭한 식감이 어우러져서 진짜 밥도둑이에요. 자꾸 젓가락이 가는 그런 반찬이에요.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꽈리고추 중에 간혹 매운 놈이 섞여 있어요. 꽈리고추가 보통은 안 맵잖아요. 근데 가끔 고추씨가 유난히 많거나 크기가 작은 게 매울 확률이 높거든요. 매운 거 못 드시는 분은 고추를 반으로 갈라서 씨를 빼고 조리하면 좀 안심이에요. 저는 오히려 가끔 매운 게 나오면 재밌어서 좋아하는 편이긴 해요.
보관은 밀폐 용기에 담아서 냉장 보관하면 1주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어요. 한 번에 넉넉하게 만들어두면 며칠은 밥반찬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거든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 꽈리고추에서 수분이 나와서 좀 눅눅해질 수 있는데, 그때 팬에 살짝 다시 볶아주면 어느 정도 식감이 살아나요.
솔직히 이런 간단한 반찬이 제일 실용적인 것 같아요. 거창한 요리 안 해도 밥 한 끼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꽈리고추 멸치볶음 하나면 밥 한 공기가 뚝딱인데, 여기에 국 하나만 곁들이면 그게 바로 집밥이잖아요. 오늘 저녁 반찬 고민이시라면 한번 만들어 보세요. 후회 안 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