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를 지내는 집안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셨을 거예요. 음식을 좀 줄이고 싶은데 뭘 빼야 할지, 또 뭘 빼면 안 되는 건지. 요즘은 간소화가 대세라고들 하지만, 막상 줄이려고 하면 어른들 눈치도 보이고,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닌지 신경이 쓰이잖아요.
사실 제사음식 간소화에 대해서는 정해진 정답이 없어요. 집안마다 관례가 다르고,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거든요. 그래도 대체로 “이건 빠지면 좀 그렇다”고 여겨지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부분을 좀 정리해볼게요.
먼저 밥과 국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아무리 간소화한다 해도 밥과 국을 빼는 집은 거의 없어요. 밥은 메라고 하고 국은 갱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는 제사상의 핵심이에요. 밥은 보통 흰쌀밥을 올리고, 국은 쇠고기 무국이나 두부국을 많이 씁니다.
떡도 빠지기 어려운 항목이에요. 제사상에서 떡은 조상님께 드리는 정성의 상징 같은 거거든요. 시루떡을 올리는 게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요즘은 백설기나 인절미로 대체하는 집도 많습니다. 떡의 종류보다는 떡 자체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보시면 돼요.
전도 제사상에서 빠지면 좀 허전한 음식이에요. 동태전, 육전, 호박전 등 종류는 다양하지만, 간소화할 때는 한두 가지만 준비해도 괜찮습니다. 예전에는 서너 가지씩 올렸지만 요즘은 부침개 한 접시 정도로 대신하는 경우도 꽤 있어요.
산적도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음식입니다. 꼬치에 고기와 채소를 끼워 구운 건데, 간소화할 때는 산적 대신 적이라고 해서 고기구이 한 가지만 올리기도 해요. 핵심은 구운 음식이 상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생선도 빠지면 안 되는 항목으로 꼽혀요. 조기가 가장 대표적이고, 동태나 민어를 쓰는 집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는데, 비늘이 없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게 일반적인 관례예요. 갈치나 꽁치 같은 건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나물은 보통 세 가지를 올리는데, 이걸 삼색나물이라고 해요. 흰색, 초록색, 갈색 이렇게 세 가지 색깔을 맞추는 거죠. 도라지나 콩나물이 흰색, 시금치나 미나리가 초록색, 고사리가 갈색에 해당합니다. 간소화할 때 나물 종류를 줄이더라도 최소 두세 가지는 올리는 게 보통이에요.
과일은 보통 홀수로 올립니다. 사과, 배, 감이 가장 기본적이고, 여기에 밤이나 대추를 추가하기도 해요. 간소화할 때는 과일 종류를 세 가지 정도로 줄여도 무방합니다. 다만 복숭아는 제사상에 올리면 안 되는 과일로 알려져 있으니 주의하세요.
반대로 빼도 크게 문제없는 항목들도 있어요. 한과나 약과 같은 과자류는 간소화 대상 1순위입니다. 정이 담긴 음식이긴 하지만 필수는 아니거든요. 식혜도 마찬가지고요. 포도 빼도 되는 편이에요. 육포나 어포를 올리는 집이 있는데, 이것도 생략 가능합니다.
제사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성이라고 해요. 음식 가짓수가 많다고 더 좋은 제사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가족 부담을 줄이면서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선에서 적절히 조절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요즘은 5-7가지 정도의 음식으로 차리는 가정도 많아졌어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제사 음식에 고춧가루나 마늘을 쓰지 않는 게 전통이에요. 양념을 강하게 하면 귀신이 싫어한다는 속설이 있거든요. 그래서 나물도 간을 소금과 참기름 정도로만 하고, 국에도 고춧가루를 넣지 않습니다. 간소화하더라도 이런 기본적인 원칙은 지키시는 게 좋겠죠.
결국 제사음식 간소화의 핵심은 밥, 국, 떡, 전, 생선, 나물, 과일 이 일곱 가지를 기본으로 두고, 나머지는 형편에 맞게 조절하는 거예요. 이 정도만 갖추면 어디 가서 부족하다는 소리 들을 일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