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절기 들어서 코가 너무 고생이에요. 아침에 일어나면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 쉬다가 목까지 칼칼해지는 그 기분, 비염 있으신 분들은 다 아시잖아요. 약을 먹자니 졸리고, 안 먹자니 하루종일 코를 훌쩍거리게 되고. 그러다가 지인이 작두콩차를 추천해줬는데, 솔직히 처음엔 콩으로 만든 차가 뭔 효과가 있겠나 싶었거든요.
근데 찾아보니까 작두콩이 그냥 콩이 아니더라고요. 이름 그대로 칼 모양 꼬투리가 30-50cm까지 자라는 꽤 큰 콩인데, 일반 콩하고는 성분 차이가 어마어마해요.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비타민A 함량이 일반 콩인 백태 대비 무려 137배나 높고, 비타민C는 20배 이상 들어있다고 합니다. 비타민B군도 일반 콩보다 3-5배 정도 높은 수준이에요. 그냥 콩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었던 거죠.
비염에 좋다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게, 작두콩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어요. 플라보노이드는 우리 몸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면서 동시에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코 점막이 부어오르면서 생기는 비염 증상 자체가 일종의 염증 반응이니까, 이걸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는 원리예요.
여기에 히스티딘이라는 아미노산도 빼놓을 수 없어요. 히스티딘은 체내에서 히스타민의 전구체로 알려져 있는데, 적절한 양의 히스티딘이 오히려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고 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히스타민 과다 분비로 생기는 건 맞지만, 히스티딘 자체는 면역 체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요. 좀 아이러니하죠.
그리고 작두콩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콘카나발린A라는 단백질이에요. 이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어서, 감염이나 만성 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레아제라는 효소도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코나 부비동 쪽에 쌓인 염증 물질을 분해하는 데 관여해서 축농증 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해요. 비염이 심해지면 축농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 부분도 꽤 의미 있는 거죠.
위염 쪽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작두콩차가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서 소화기관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위벽에 생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특히 스트레스성 위염이나 만성 위염으로 속이 자주 쓰린 분들이 꾸준히 마시면 증상이 한결 나아졌다는 후기가 꽤 많더라고요. 카페인이 없는 차라서 위에 자극도 적고, 하루에 2-3잔 정도 물 대신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어요.
먹는 방법은 간단해요. 작두콩을 볶아서 티백이나 끓인 물에 우려 마시면 되는데, 시중에 나온 티백 제품을 쓰면 편하고요. 직접 만들 경우에는 작두콩을 깨끗이 씻은 다음 약한 불에 10-15분 정도 볶아서 고소한 향이 나면 물 1리터에 볶은 콩 한 줌 넣고 끓여주면 됩니다. 색이 연한 갈색으로 우러나면 맛도 고소하고 은근히 맛있어요.
다만 주의할 점도 있어요. 작두콩은 따뜻한 성질의 식품이라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분들은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고요. 콩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당연히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임산부의 경우에도 전문의와 상담 후에 마시는 게 안전해요. 건강에 좋다고 무작정 많이 마시기보다는 하루 2-3잔 정도를 꾸준히 마시는 게 포인트예요.
저도 마신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아침에 코 막히는 게 확실히 좀 덜해진 느낌이에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비염이나 위염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은 한번 시도해볼 만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약도 아니고 부담 없는 차 한 잔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