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시장에 갔다가 갑오징어가 한가득 나와 있는 걸 보고 문득 궁금해졌어요. 지금이 제철인 건지, 아니면 그냥 양식인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어릴 때 부모님이 봄에 갑오징어 사 오시면서 “이때 아니면 못 먹는다”고 하셨던 기억이 나긴 하는데, 정확히 몇 월부터 몇 월까지인지는 솔직히 잘 몰랐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갑오징어 제철 시기랑 고르는 법,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갑오징어의 제철은 크게 두 시기로 나뉘어요. 첫 번째는 봄철인 4월부터 6월까지이고, 두 번째는 가을철인 9월부터 11월까지예요. 특히 봄에는 산란을 위해 갑오징어가 연안으로 대거 몰려들기 때문에 어획량이 확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이 시기에 시장이나 수산시장에 가면 싱싱한 갑오징어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어요. 가을에도 역시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갑오징어를 만날 수 있는데, 봄과 가을 중 어느 때가 더 맛있냐고 물어보시면 사실 취향 차이라고 봐야 해요. 봄 갑오징어는 산란 전이라 알이 차 있는 경우가 많고, 가을 갑오징어는 먹이를 듬뿍 먹어서 살이 두툼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갑오징어가 일반 오징어랑 뭐가 다르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가장 큰 차이는 몸통 안에 단단한 뼈가 있다는 거예요. 흔히 “갑”이라고 부르는 석회질 뼈가 들어 있어서 갑오징어라는 이름이 붙은 건데, 이 뼈 덕분에 몸통이 넓적하고 두툼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일반 오징어보다 살이 훨씬 두껍고 쫄깃한 식감이 강해서 회로 먹었을 때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영양 면에서도 갑오징어는 꽤 우수한 편이에요. 100g당 칼로리가 약 57kcal밖에 안 되고 지방은 0.9g 정도라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어요. 단백질은 100g당 11.4g이 들어 있어서 근육을 키우시는 분들한테도 괜찮은 식재료죠. 특히 주목할 만한 성분이 타우린인데, 오징어 100g당 약 327mg의 타우린이 함유되어 있어요. 이게 오리고기의 약 2.5배 수준이라고 하니까 상당한 양이죠. 타우린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 외에도 엽산, 아연, 인 같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갑오징어를 처음 손질하시는 분들은 좀 당황할 수 있는데, 사실 요령만 알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먼저 가위를 준비하시는 게 편해요. 몸통 옆부분을 가위로 잘라서 벌리면 안에 있는 단단한 흰색 뼈가 보이거든요. 그걸 빼내고, 내장을 조심스럽게 제거해주면 돼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먹물주머니를 터뜨리지 않는 거예요. 다리 부근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먹물이 가득 차 있어서 건드리면 난리가 나거든요. 목장갑을 끼고 흐르는 물 아래에서 작업하면 훨씬 수월해요. 껍질은 일반 오징어보다 잘 벗겨지는 편이라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먹는 방법은 정말 다양한데, 제일 인기 있는 건 역시 회예요. 갓 잡은 싱싱한 갑오징어를 얇게 썰어서 초고추장이나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정말 끝내줘요. 일반 오징어회랑은 차원이 다른 두께감과 단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회가 부담스러우시면 숙회도 추천드려요. 끓는 물에 생강술 한 큰술, 소금 한 작은술 넣고 1-2분 정도 데치면 되는데, 데친 뒤에 얼음물에 바로 담가주면 식감이 살아요.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안주로도 최고입니다.
볶음으로 만들어도 정말 맛있어요. 양파, 당근, 대파 같은 채소랑 함께 매콤하게 볶으면 밥반찬으로도 훌륭하고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에요. 볶을 때 팁을 하나 드리면, 설탕을 다른 양념보다 먼저 넣어주세요. 그래야 갑오징어 살에 단맛이 잘 배어들어서 한층 감칠맛이 나거든요. 그 외에도 통찜, 구이, 튀김 같은 요리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 한번 사면 여러 가지로 즐길 수 있다는 게 갑오징어의 장점이에요.
신선한 갑오징어를 고르는 방법도 알아두시면 좋아요. 눈이 맑고 투명한 것, 몸통을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은 갑오징어예요. 색이 너무 하얗거나 흐물거리는 것은 신선도가 떨어진 거니까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바로 못 드실 거라면 손질해서 냉동 보관하시면 되는데, 냉동한 갑오징어는 해동 후 볶음이나 찜, 해물전 재료로 쓰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
지금 3월 말이니까 곧 본격적인 봄 갑오징어 시즌이 시작되는 셈이에요. 4월부터 슬슬 시장에 많이 풀리기 시작할 테니, 제철 맞은 싱싱한 갑오징어를 한번 맛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일반 오징어만 드셔보신 분이라면 갑오징어의 두툼한 살과 깊은 단맛에 깜짝 놀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