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굴은 단순히 아름다운 관광지가 아니라, 지질학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 공간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종유석이나 석순, 광대한 내부 공간들이 단 몇 년 안에 생긴 게 아니라 무려 수억 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형성됐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경외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대금굴은 약 5억 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당시 이 지역은 얕은 바다였고, 그 바다에 쌓인 조개껍데기나 산호류 같은 석회질 생물들의 유해가 퇴적되어 석회암 지층을 이뤘습니다. 이 석회암이 오랜 시간 동안 지각 변동을 거치면서 융기하게 됐고, 지표면 가까이에 노출되거나 지하로 침하하면서 현재의 동굴 형성 조건이 갖춰지게 된 겁니다.
그 후 지하수를 비롯한 빗물이 석회암을 천천히 녹여내는 용식작용이 오랜 세월에 걸쳐 반복되면서 지금의 거대한 동굴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긴 것이 종유석, 석순, 석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석회암 생성물들입니다. 한 방울 한 방울 물이 떨어지고, 탄산칼슘이 침전되며 만들어지는 이런 구조물은 1년에 1mm도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규모를 보면 그 자체가 시간의 기록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지질학적으로는 이 대금굴이 동해지구 내의 ‘태백산분지’에 해당하는 고생대 퇴적암 지층 위에 형성된 대표적인 석회암 동굴이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 지역은 한국의 지질사를 연구하는 데 핵심적인 곳 중 하나이고, 대금굴은 그 안에서도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자연 동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술적 조사 가치가 매우 높아서 일반 개방 구간 외에 일부는 보호 차원에서 제한적으로만 공개되기도 해요.
결국 대금굴은 단순히 오래된 공간이 아니라, 5억 년이라는 지질 시대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장소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