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일본여행 가려고 마음먹으셨다면, 솔직히 타이밍 정말 잘 잡으신 거예요.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은 딱 그 중간 지점이거든요. 평균 기온이 대체로 18도에서 25도 사이라서 반팔 하나에 얇은 겉옷 정도면 충분하고, 비도 장마철만큼 자주 오지는 않아요. 뭐 갑자기 소나기 한 번 정도는 올 수 있으니까 접이식 우산 하나 정도는 챙기시는 게 좋긴 한데, 전체적으로 야외 활동하기에 정말 최적의 시기라고 볼 수 있어요.
먼저 도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5월 도쿄는 장미 시즌이에요. 특히 요요기공원이나 구 후루카와 정원 같은 곳에 가면 장미정원이 정말 환상적으로 피어 있거든요. 벚꽃 시즌에 비해서 사람도 훨씬 적고, 여유롭게 산책하면서 꽃 구경하기 딱 좋아요. 진다이지 식물원도 장미가 유명한 곳인데 도심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한적한 분위기를 원하시면 추천드려요. 도쿄는 워낙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으니까 장미정원 구경하면서 맛집 투어 겸하기에 최고예요.
교토는 5월에 가면 신록의 계절이라고 해서,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어요.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곳들이 사실 봄에는 반대로 싱그러운 초록 터널을 만들어주거든요. 난젠지나 토후쿠지 같은 사찰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단풍나무 잎이 연두색으로 빛나는 게 가을 못지않게 예뻐요. 아라시야마 대나무숲도 이 시기에 가면 초록이 더 짙어져서 사진 찍기에 정말 좋고요. 교토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초록빛까지 더해지니까 힐링 여행으로는 이만한 데가 없어요.
좀 의외일 수 있는데 홋카이도도 5월에 가볼 만해요. 왜냐하면 혼슈 지역에서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벚꽃이 지잖아요. 근데 홋카이도는 위도가 높아서 벚꽃이 5월에 피거든요. 삿포로 마루야마 공원이나 고료카쿠 공원 같은 곳에서 5월 초중순에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어요. 본토에서 벚꽃 시즌을 놓치셨다면 홋카이도에서 두 번째 찬스를 잡을 수 있는 거죠. 게다가 이 시기 홋카이도는 날씨도 선선하고 관광객도 여름 성수기보다 훨씬 적어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어요.
오키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요. 5월이면 이미 해수욕 시즌이 시작되는 곳이에요. 본토는 아직 좀 쌀쌀할 수 있는데 오키나와는 기온이 25도 이상 올라가서 바다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5월 오키나와가 딱이에요. 다만 5월 중순부터 장마가 시작될 수 있어서 가능하면 5월 초순 – 중순 사이에 방문하시는 게 좋아요. 비가 와도 수온은 따뜻하니까 해양 액티비티 자체는 큰 문제가 없긴 하지만요.
다만 5월 일본여행에서 반드시 주의하셔야 할 게 하나 있어요. 바로 골든위크예요.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가 일본의 연휴 기간인데, 이때는 일본 국내 여행객들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오거든요. 호텔 가격은 평소의 2 – 3배까지 뛰고, 신칸센이나 비행기 좌석도 매진이 속출해요. 유명 관광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수 있고요. 가능하다면 5월 중순 이후로 일정을 잡으시는 게 가격 면에서도, 관광 면에서도 훨씬 현명한 선택이에요.
항공권은 진짜 미리 예약하시는 게 핵심이에요. 5월은 성수기에 준하는 시기라서 출발 한 달 전에 찾아보면 괜찮은 가격 좌석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적어도 2 – 3개월 전에는 예약해두시는 걸 추천드려요. LCC 항공사 세일도 수시로 체크해보시고, 도착 공항을 나리타 대신 하네다로 하거나 간사이 대신 이타미로 바꿔보면 의외로 저렴한 티켓이 나올 때도 있어요. 숙소도 마찬가지로 일찍 잡을수록 좋은 위치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할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5월 일본여행은 어디를 가든 크게 실패할 일이 없는 시기예요. 도시 관광이 좋으면 도쿄, 전통과 자연을 원하면 교토, 벚꽃의 마지막 기회를 잡고 싶다면 홋카이도, 바다와 리조트를 즐기고 싶다면 오키나와. 본인 취향에 맞는 지역을 골라서 골든위크만 잘 피해 가시면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거예요. 일본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나라인데, 그중에서도 5월의 얼굴은 특히 상냥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