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쪽에서 배낚시 한번 해보고 싶다 하면 대천항이 빠지질 않더라고요. 충남 보령에 있는 대천항은 서해안 배낚시의 대표 출항지 중 하나인데, 저도 처음엔 그냥 해수욕장만 알았지 여기서 배낚시가 이렇게 활발한 줄 몰랐어요.
대천항 배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사계절 내내 뭔가 잡힌다는 거예요. 물론 시즌마다 주력 어종이 다르긴 한데, 봄부터 가을까지는 정말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고기들이 올라옵니다. 봄철인 3월 – 5월에는 우럭이 본격적으로 시즌에 들어가요. 수온이 오르면서 활성도가 좋아지니까 씨알도 괜찮고, 초보분들도 비교적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는 시기예요.
여름으로 접어들면 광어랑 농어가 합류하면서 선상낚시가 더 재밌어져요. 6월 – 8월은 다운샷이나 라이트지깅으로 광어를 노리는 분들이 많은데, 대천항 앞바다가 수심도 적당하고 조류도 잘 받아서 포인트가 꽤 좋은 편이에요. 이때쯤이면 백조기도 올라오는데, 백조기 시즌이 짧아서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해요.
가을은 뭐니뭐니해도 쭈꾸미 시즌이죠. 9월 – 11월 대천항은 쭈꾸미 배낚시로 거의 축제 분위기예요. 쭈꾸미 에기 하나 달랑 들고 나가도 한 사람당 수십 마리씩 잡아 올리는 날도 있으니까요. 갑오징어도 이맘때 같이 붙어서 올라오는데, 갑오징어 특유의 묵직한 손맛이 또 다른 재미입니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조황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우럭 외수질낚시로 출조하는 배들이 꾸준히 있어요.
준비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배낚시가 처음이시면 일단 장비 걱정은 크게 안 하셔도 돼요. 대천항에 있는 낚시배 선사들 대부분이 낚시대랑 릴을 임대해주거든요. 사무실에서 채비나 미끼도 현장 구매가 가능하니까 빈손으로 가도 낚시 자체는 할 수 있어요. 미끼는 우럭 노릴 때는 미꾸라지나 갯지렁이를 많이 쓰고, 광어는 냉동 꼴뚜기나 활미끼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장비 말고 개인적으로 챙겨야 할 것들이 좀 있는데, 이게 은근 중요해요. 우선 신분증은 필수입니다. 승선 시 신분 확인을 하거든요. 그리고 바다 위는 육지보다 훨씬 춥고 바람이 세니까 바람막이 점퍼는 여름이라도 꼭 가져가세요. 아침 일찍 출항하면 체감온도가 확 내려가요. 모자랑 선크림도 챙기시고, 여름엔 쿨토시까지 하면 좋아요. 햇볕에 팔뚝 타는 건 순식간이거든요.
아이스박스는 진짜 꼭 가져가야 해요. 잡은 고기를 싱싱하게 가져오려면 얼음이랑 아이스박스가 없으면 안 되거든요. 선사에서 얼음을 파는 곳도 있긴 한데 미리 준비해가면 더 좋아요. 그리고 음료수랑 간단한 간식도 넉넉히 챙기세요. 배 위에서는 편의점이 없으니까요. 참고로 대부분의 낚시배에서 주류 반입은 금지하고 있어서 술은 가져가시면 안 돼요.
멀미약도 빼놓을 수 없죠. 서해는 동해에 비해 파도가 잔잔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배를 처음 타는 분들은 멀미할 수 있어요. 출항 30분 – 1시간 전에 미리 복용하시는 게 좋고, 붙이는 멀미약도 괜찮아요. 멀미가 심한 분은 전날 과식이나 음주를 피하시는 게 도움이 돼요.
예약은 보통 출조 전날까지 하면 되는데요, 주말이나 쭈꾸미 성수기에는 금방 마감되니까 일찍 잡으시는 게 좋아요. 승선료는 선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7만 원 – 10만 원 선이고, 예약 시 50% 정도 선입금을 받는 곳이 많아요. 출조 시간이나 집결 장소는 전날 문자로 안내가 오니까 확인 잘 해두시면 됩니다.
대천항까지 오시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에서 10분 – 15분 정도면 도착해요. 주차는 항구 주변에 무료 주차 공간이 있는데 성수기엔 자리가 빨리 차니까 좀 일찍 도착하시는 게 편해요. 낚시 끝나고 보령 쪽에서 회도 한 접시 하고 오면 하루가 정말 알차게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