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배나무 열매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효능과 활용법


시골에 계신 외삼촌 댁에 갈 때마다 뒷산에서 조그맣고 딱딱한 배를 주워온 기억이 있어요. 어릴 때는 그게 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돌배나무 열매였더라고요. 일반 배랑은 좀 다르게 생겼고 크기도 작은데, 알고 보면 우리가 먹는 배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나무입니다.

돌배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학명은 Pyrus pyrifolia예요. 다 자라면 높이가 10m 정도까지 크는데, 우리나라 중부 이남 지역의 해발 700m 이하 산기슭에 자생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마트에서 사 먹는 배가 이 돌배나무를 개량해서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돌배를 배의 조상님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봄이 되면 4-5월경에 하얀 꽃이 피는데, 지름이 3.5-4cm 정도 되는 꽃이 6-9개씩 모여서 피어요. 벚꽃만큼이나 예뻐서 관상 가치도 꽤 높습니다. 잎은 달걀 모양인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가을에 노랗게 물들면 또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요.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보통은 첫서리가 내린 뒤에 수확합니다. 일반 배에 비하면 크기가 많이 작아요. 지름이 2-3cm 정도밖에 안 되고, 석세포라는 게 많아서 식감이 꽤 거칠어요. 솔직히 생으로 먹으면 맛이 좀 떨어지는 편이라 옛날부터 주로 약용이나 과실주 용도로 많이 활용해왔습니다.

돌배나무 열매의 효능은 예로부터 민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어요. 특히 기관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라도 지방에서는 기침이 심할 때 돌배 속을 파내고 꿀을 넣어서 푹 달여 먹었다고 해요. 요즘도 목이 칼칼하거나 가래가 끓을 때 돌배즙을 찾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충청도 지방에서는 여름에 더위를 먹었을 때 열매 껍질을 달인 물을 마시는 민간요법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하고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야생 돌배나무 열매는 일반 재배종 배보다 항산화 물질이 훨씬 풍부하다고 해요.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류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심장 건강이나 혈압 조절,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갈증 해소나 변비 완화에도 활용되어 왔고, 한방에서는 어혈을 푸는 데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가장 흔한 건 즙을 내서 마시는 거예요.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착즙기로 즙을 내면 되는데, 단독으로 먹기 힘들면 일반 배와 섞어서 내도 괜찮습니다. 과실주를 담그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깨끗이 씻은 돌배를 소주에 3-6개월 정도 담가두면 은은한 향이 배어든 맛있는 술이 됩니다. 설탕과 1:1 비율로 절여서 돌배청을 만들어 두었다가 차로 마시는 것도 요즘 인기 있는 활용법이에요.

직접 채취하시려는 분들은 10월 중순 이후에 산에서 찾아보시면 되는데, 일반 배나무 잎과 비슷하지만 열매가 확실히 작고 딱딱하니까 구별이 쉽습니다. 다만 산에서 채취할 때는 땅에 떨어진 것보다는 나무에 달려있는 걸 따는 게 신선도 면에서 좋고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첫서리를 맞은 후에 따야 단맛이 조금이라도 더 올라온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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