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음식점에서 피자나 샐러드 위에 살짝 얹혀 나오는 짙은 녹색 잎이 바로 루꼴라입니다. 영어로는 아루굴라, 이탈리아에서는 로켓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알싸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향이 특이해서 처음 먹어 본 분들이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작은 잎이 영양 측면에서는 꽤 똑똑한 식재료라는 사실이 점점 알려지고 있어요.
루꼴라에는 항산화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 있습니다. 루테인, 제아잔틴, 설포라판, 글루코시놀레이트, 플라보놀이 모두 한 잎 안에 들어 있어요. 거기에 비타민 A, C, K,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도 풍부합니다.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비타민 C는 100그램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의 25%를 채울 수 있을 만큼 들어 있고,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관여하는 영양소라 루꼴라가 평범한 잎채소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효능 중 하나가 십자화과 채소 특유의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입니다. 이 물질은 소화 과정에서 이소티오시아네이트로 바뀌어 암세포에 대응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십자화과 채소는 유방암, 폐암, 식도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 여러 암에 대응 가능성이 보고되어 있고, 루꼴라도 그 가족에 속합니다. 매일 충분히 먹으면 의미가 있을 거라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자주 언급됩니다. 베타카로틴, 루테인, 제아잔틴 같은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을 예방하고, 잘 자라는 시력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컴퓨터와 휴대폰을 자주 보는 사무직이라면 루꼴라 같은 잎채소를 식단에 한 자리 넣어 두는 게 작은 보탬이 됩니다.
먹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가장 흔한 건 샐러드예요. 다른 잎채소와 섞어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로 가볍게 버무리면 알싸한 향이 살아납니다. 잘게 썬 비트나 호두, 사과를 함께 넣고 살짝 짭조름한 치즈를 한 줌 올리면 풍성한 한 그릇이 만들어져요. 피자 위에 갓 구운 직후 한 줌 얹어 먹으면 식감과 향이 살아 평범한 피자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샌드위치나 토스트에도 잘 어울립니다. 햄, 치즈, 토마토와 함께 넣으면 알싸함이 기름기를 잡아 줘서 깔끔한 마무리가 됩니다. 파스타에 올려 먹는 것도 추천이에요. 따끈한 면 위에 한 줌 흩뿌리면 잎이 살짝 숨이 죽으면서 향이 면 사이로 퍼져 나갑니다. 굳이 손이 많이 가는 요리를 할 필요 없이 가지고 있는 음식 위에 한 줌 얹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보관은 약간의 요령이 필요합니다. 신선한 루꼴라는 수확한 직후가 가장 맛있고, 시간이 지나면 시들거나 향이 약해집니다. 사오자마자 먹는 게 가장 좋고, 보관할 때는 축축한 페이퍼 타월로 살짝 감싸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두세요. 이렇게 두면 2~3일 정도는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두면 잎이 누렇게 변하니 가능하면 작은 단위로 자주 사 먹는 편이 좋아요.
주의할 분도 있습니다. 옥살산이 들어 있어 신장 결석이 있거나 관련 질환이 있는 분은 많이 먹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또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는 고이트로겐 성분이 있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분이라면 섭취를 제한하는 게 권장됩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으니 처음 드시는 분은 소량으로 시작해 본인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게 안전한 접근입니다. 그 외에는 일상에서 적당량 자주 챙겨 먹는 것이 가장 확실한 활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