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를 한 알 입에 넣으면 시고 떫어 얼굴이 절로 찌푸려진다. 까맣게 잘 익은 열매인데 왜 이렇게 떫고 신지 궁금해진다.
떫은맛의 주인공은 탄닌이라는 성분이다. 아로니아에는 탄닌이 아주 많이 들어 있는데, 이 탄닌이 입안을 조이는 듯한 떫은 느낌을 낸다.
탄닌은 입안 단백질과 엉킨다. 탄닌이 침 속 미끄러운 성분과 달라붙어 뭉치면, 입안이 텁텁하고 조여드는 듯한 떫은맛이 난다.
이 떫은맛은 열매를 지키는 무기다. 덜 익었거나 떫은 열매는 동물이 함부로 따 먹지 못하게 해, 씨가 여물 때까지 열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잘 익어 색이 짙어질수록 떫은맛이 조금씩 누그러진다.
신맛은 유기산 때문이다. 아로니아에는 신맛을 내는 산 성분도 들어 있어서, 떫은맛과 함께 시큼한 맛이 겹쳐 느껴진다.
그래서 생으로는 먹기 힘들다. 단맛보다 떫고 신맛이 앞서니, 다른 과일처럼 그냥 집어 먹기에는 영 부담스럽다. 블루베리처럼 생겼다고 무심코 한 움큼 집어 먹었다가, 예상 못 한 떫은맛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흔하다.
대신 가공하면 먹기 좋아진다. 즙을 내거나 말리고, 잼·청으로 담그거나 다른 과일과 섞으면 떫은맛이 누그러져 훨씬 먹을 만해진다. 아로니아를 주로 즙이나 분말, 잼 형태로 파는 것도 이렇게 가공해야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얼리거나 익히면 떫은맛이 줄기도 한다. 얼렸다 녹이거나 열을 가하면 탄닌의 느낌이 다소 순해져서, 생것보다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검붉은 색도 탄닌과 색소 덕분이다. 아로니아의 진한 검붉은 빛은 탄닌과 함께 든 짙은 색소 때문으로, 손에 물이 들 만큼 색이 진하다. 이 짙은 색소 탓에 아로니아를 다루다 보면 도마나 손이 검붉게 물들곤 한다.
정리하면 아로니아가 떫고 신 것은 입안을 조이는 탄닌과 신맛을 내는 산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떫은맛은 열매를 지키는 역할을 하며, 즙·잼·건조나 냉동·가열로 가공하면 한결 먹기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