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가 가을에만 맛있다는 말은 지방 때문이다. 봄에 산란을 마친 전어는 여름 내내 먹이를 먹으며 살을 찌우는데, 9월에서 10월이 되면 몸의 지방 함량이 봄의 세 배 가까이 올라 20% 안팎에 이른다. 이 기름기가 구울 때 고소한 냄새를 내고 회로 먹을 때 씹히는 감칠맛을 만든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은 바로 이 가을 전어 굽는 냄새를 두고 나온 말이다.
크기도 계절에 따라 다르다. 여름 전어는 10cm 남짓한 어린 것이라 뼈째 썰어 먹는 세꼬시로 나오고, 가을이 되면 15cm에서 20cm까지 자라 뼈를 발라 회로 썰거나 통째로 굽기에 알맞다. 11월이 넘어가면 뼈가 억세지고 지방이 다시 빠지기 시작해 맛이 떨어지는데, 그래서 횟집에서 전어를 내놓는 기간이 9월 중순에서 10월 말로 한정되는 것이다.
전어 값은 가을에 가장 비싸다. 수요가 몰리는 데다 가을 전어는 남해와 서해 연안에서 그물로 잡아 산 채로 운반해야 해서 운송비가 크다. 산지 위판장에서 kg당 1만 원대에 거래되던 것이 횟집에서는 kg당 3만 원에서 5만 원까지 오르고, 작황이 나쁜 해는 더 뛴다. 전어는 성질이 급해 잡히면 금방 죽기 때문에 활어 상태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산지 근처로 제한되는 것도 값을 올리는 이유다.
먹는 법은 세 가지가 흔하다. 회는 비늘과 내장을 빼고 뼈째 얇게 썰어 된장과 마늘, 고추를 넣은 막장에 찍어 먹고, 구이는 소금만 뿌려 석쇠에 올려 기름이 뚝뚝 떨어질 때까지 굽는다. 무침은 회를 채소와 초고추장에 버무리는데 전어의 기름기가 초고추장과 어울려 느끼함이 덜하다. 뼈째 먹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살을 발라 달라고 하면 된다.
전어는 지방이 가장 오른 9월과 10월, 그중에서도 15cm를 넘는 가을 전어를 산지에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11월에 접어들면 같은 값을 주고도 맛이 다르니 철이 짧은 생선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