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동네 떡집에서 쑥향이 솔솔 나잖아요. 초록색 쑥설기를 한 입 베어 물면 은은한 쑥향과 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지면서 절로 봄이 온 걸 느끼게 되거든요. 시판 쑥설기도 맛있지만, 집에서 직접 만들면 쑥 양도 넉넉히 넣을 수 있고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어요.
재료 준비부터 할게요. 쑥 200그램, 멥쌀가루 400그램이 기본이에요. 멥쌀가루는 방앗간에서 빻은 건식 가루를 쓰시는 게 좋은데, 마트에서 파는 떡용 쌀가루도 괜찮아요. 설탕 3큰술, 소금 2분의 1작은술, 그리고 고명용 대추나 호두, 팥 같은 걸 준비하시면 돼요.
쑥 손질이 첫 번째예요. 쑥에서 떡잎이나 뿌리 부분을 떼어내고 깨끗이 씻어주세요. 흙이 많이 묻어 있으니까 3-4번 정도 물에 담갔다 헹궈주시면 돼요. 특히 줄기가 굵은 건 질길 수 있으니 연한 잎 부분을 위주로 골라주시는 게 식감이 좋아요.
씻은 쑥을 데쳐야 하는데요. 끓는 물에 소금 1큰술 정도 넣고 쑥을 넣어서 2-3분만 데치세요. 너무 오래 데치면 색이 칙칙해지고 향이 날아가니까 적당히만 해주시면 돼요. 데친 쑥은 바로 찬물에 담가서 식히고, 물기를 꽉 짜주세요. 물기를 제대로 안 짜면 반죽이 질어져서 설기가 안 예쁘게 나와요.
물기 짠 쑥을 잘게 다져주시거나 푸드 프로세서로 갈아주세요. 곱게 갈수록 설기 색이 예쁘게 나오고, 적당히 다지면 쑥 조각이 보여서 투박한 맛이 있어요. 이건 취향대로 하시면 돼요.
큰 볼에 멥쌀가루를 넣고 설탕과 소금을 섞어주세요. 여기에 준비한 쑥을 넣고 고루 비벼주시면 되는데, 가루가 뭉치지 않게 손으로 비비면서 섞는 게 중요해요. 물을 따로 넣지 않아도 쑥에 남아 있는 수분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은데, 가루를 손으로 쥐었을 때 뭉쳐지면서 흩어지는 정도가 딱 좋아요. 너무 건조하면 물을 1큰술씩 추가해보세요.
반죽을 체에 한 번 내려주시면 훨씬 부드러운 설기가 돼요. 이 과정이 좀 귀찮긴 한데, 식감 차이가 꽤 크거든요. 체에 내린 반죽을 찜기에 면보를 깔고 평평하게 올려주세요. 윗면에 대추나 호두, 팥 같은 고명을 예쁘게 올려주시면 보기에도 좋아요.
김이 충분히 오른 찜통에 올려서 센불로 20분 정도 쪄주세요.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여주시면 촉촉하고 폭신한 쑥설기가 완성돼요. 뚜껑을 바로 열지 마시고 뜸을 들이는 게 중요한데, 급격한 온도 변화로 설기가 주저앉는 걸 방지해주거든요.
완성된 쑥설기는 살짝 식힌 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쑥 특유의 향긋한 향이 나면서 쫀득한 식감이 정말 맛있어요. 남은 건 랩으로 하나씩 감싸서 냉동하면 2-3주 보관 가능하고, 먹을 때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돌리면 다시 부드러워져요. 봄 쑥이 나오는 시기에 한번 만들어보시면 계절의 맛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