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에서 지방을 쓸 때 적는 항렬자나 직계/방계 구분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사 지낼 때 쓰는 ‘지방(紙榜)’은 돌아가신 조상의 위패를 대신해 모시는 글귀이기 때문에, 예의와 전통에 따라 적는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특히 항렬자나 직계/방계의 구분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인데요, 이게 생각보다 꽤 복잡해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기본부터 정리하자면, 지방은 흰 한지에 세로로 적고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놓는 것이 원칙이에요. 제사의 주체가 누구인지(예: 손자, 증손자 등)에 따라 적는 호칭과 표현도 달라지고요.

직계 조상을 모실 때 지방 작성법

보통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까지는 ‘직계 존속’으로 보고, 이 경우에는 항렬자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게 ‘정해진 호칭’과 ‘존대 표현’이에요. 예를 들어 아버지를 모시는 경우:

  • 父(부) 좌정 / 之靈(지령)
  • 또는 顯考(현고) 아무개 신위

여기서 ‘顯考(현고)’는 돌아가신 아버지란 뜻이고, 어머니는 ‘顯妣(현비)’라고 해요. 아버지와 어머니를 함께 모실 땐 한 장에 쓰기도 하고 따로 쓰기도 하는데, 성씨는 어머니에게만 붙여요. 예: 顯妣 〇氏

이 경우 항렬자를 따로 표기하지는 않아요. 이름은 한자 이름 전체를 그대로 쓰면 됩니다. 대신 항렬자에 대한 고민은 주로 방계 제사 때 더 중요하게 다뤄지죠.

방계 조상의 지방은 어떻게 다를까

예를 들어 큰아버지나 삼촌 등은 ‘방계 존속’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지방을 쓰는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따라 호칭이 바뀌고 항렬자에 대한 고려도 달라져요.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 돌아가신 큰아버지를 조카가 모실 경우 → 叔父(숙부)나 伯父(백부)
  • 지방엔 顯伯考 아무개 신위

여기서도 항렬자 자체를 표시하진 않지만, 이름을 적을 때 항렬자가 보일 수 있죠. 즉, ‘항렬자 표시’라기보다는, 이름 전체를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항렬 관계가 반영된다는 말이에요.

또 하나 유의할 건, 같은 항렬이거나 윗 항렬일 경우는 제사를 지내는 게 예의에 어긋나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본인이 항렬상 높은데 그 아래 항렬인 사람의 제사를 지내는 건 좀 불편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지방을 쓰기 전에는 반드시 제사 대상과의 ‘항렬 관계’가 제사 주체보다 높지 않은지 확인하는 게 좋아요.

이름을 적는 방법

지방에 적는 이름은 기본적으로 ‘한자 이름’을 쓰되, 성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顯考 ○○ 之靈’처럼요. 어머니만 성씨를 붙이는 이유는, 본관이 다른 집안 여성을 구별하기 위해서예요.

지방에 항렬자 표시가 반드시 필요한가?

정답은 ‘아니요’예요. 항렬자 자체를 표시하는 건 아니고, 이름 전체를 쓰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어떤 항렬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게 되는 셈이죠. 실제 지방에는 항렬자만 따로 표시하거나 하진 않아요.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제사에서 지방을 쓸 때는 항렬자 자체를 따로 신경 써서 표시하는 게 아니라, 이름 전체와 관계 호칭이 더 중요하고, 직계/방계 여부에 따라 호칭과 서열을 잘 구분해서 적는 것이 핵심입니다. 혼자 쓰기 어려울 경우엔 족보를 참고하거나 종중 어른들께 확인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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