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이 마트에 나오기 시작하면 꼭 만들어 먹는 게 겉절이인데요. 배추 겉절이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봄동만의 아삭한 식감이 있어서 한 번 맛들이면 자꾸 손이 갑니다. 근데 양념 비율을 대충 넣으면 너무 짜거나 달아서 봄동 본연의 맛이 가려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여러 번 해보면서 찾은 양념 비율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봄동 겉절이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실 양념보다 봄동 손질이에요. 봄동은 일반 배추보다 잎이 넓적하게 벌어져 있는데, 벌어진 잎을 모아서 손에 잡고 밑동 부분을 깔끔하게 잘라주는 게 첫 단계입니다. 밑동을 너무 많이 자르면 잎이 다 흩어지고, 너무 적게 자르면 딱딱한 심 부분이 남아서 식감이 안 좋거든요. 손질한 봄동은 식초 2-3방울 떨어뜨린 물에 잠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궈주세요. 그리고 여기서 핵심인데, 물기를 확실히 빼야 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양념이 제대로 안 배기도 하고 금방 질척해져요.
양념 비율을 말씀드릴게요. 봄동 한 봉지 기준으로 고춧가루 2큰술, 액젓 2큰술, 설탕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매실청 1큰술, 참기름 1큰술이에요. 여기서 포인트는 고춧가루와 액젓, 설탕이 2:2:2 비율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이걸 기억해두면 봄동 양이 달라져도 비율만 맞추면 되니까 편해요. 매실청은 설탕 역할을 보조하면서 깔끔한 단맛을 내주는 건데, 없으면 설탕을 반 큰술 더 넣어도 괜찮습니다.
액젓 종류도 맛에 영향을 꽤 줍니다. 멸치 액젓을 쓰면 감칠맛이 강하고 진한 맛이 나고, 까나리 액젓을 쓰면 좀 더 담백한 맛이 나요. 처음 만드시는 분이라면 멸치 액젓 추천드려요. 맛이 더 풍부하게 올라옵니다. 간혹 간장으로 대체하시는 분도 있는데, 겉절이에는 액젓이 확실히 더 맞아요. 간장은 색도 짙어지고 맛도 좀 다른 방향으로 가거든요.
양념은 무치기 5분 전에 미리 섞어두는 게 좋습니다. 고춧가루가 액젓 수분을 흡수하면서 양념이 한 덩어리로 잘 뭉쳐지거든요. 이 상태에서 봄동에 넣고 무치면 양념이 골고루 코팅되는 느낌으로 붙어요. 무칠 때는 볼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봄동을 넣고 양념장을 위에서 쫙 부어준 다음 살살 뒤집어주면 됩니다. 여기서 살살이 중요해요. 세게 주물럭거리면 봄동 잎이 찢어지고 숨이 확 죽어버려서 아삭한 식감을 잃게 돼요.
완성된 봄동 겉절이는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소금기 때문에 물이 빠지면서 질퍽해지거든요. 그래서 먹을 만큼만 무치는 게 포인트입니다. 남은 봄동은 손질까지만 해놓고 냉장 보관하다가 먹을 때 양념해서 무치면 항상 아삭한 겉절이를 먹을 수 있어요. 참고로 봄동 겉절이에 밥을 쓱쓱 비벼 먹으면 그것도 별미인데, 이때 참기름 한 바퀴 둘러주고 깨소금 톡톡 뿌려주면 정말 맛있습니다.
봄동 고르는 법도 잠깐 알려드릴게요. 잎이 너무 크고 두꺼운 것보다는 적당한 크기에 연한 초록색을 띠는 게 좋아요. 잎 끝부분이 살짝 노란빛이 도는 건 상관없는데, 갈변이 심하거나 물러진 부분이 보이면 신선도가 떨어진 거니까 피하는 게 좋습니다. 봄동은 보통 12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인데, 이 시기에 나오는 봄동이 당도도 높고 식감도 가장 아삭해요.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양념에 사과즙이나 배즙을 한 숟가락 넣으면 과일 특유의 천연 단맛이 더해져서 한층 부드러운 맛이 됩니다. 대신 과일즙을 넣으면 설탕은 좀 줄여야 너무 달지 않아요. 이런 식으로 기본 비율에서 자기 입맛에 맞게 조금씩 조절해나가면 나만의 황금레시피가 만들어지는 거죠. 봄동 제철에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